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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눈물이 난다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 정의평화창조질서보전위원장,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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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발행 [1571호]
▲ 김종화 신부



며칠 전 하지(夏至)의 서울 낮 기온이 36℃를 넘었다. 시베리아 북동부 도시 베르호얀스크는 38℃까지 올라갔으며, 북극은 세계 평균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 중이다. 고온 건조한 기후는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이어진다.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1.5℃(2030년 예상) 상승하게 되면, 전 세계 난민은 1억 명이 넘을 것이며(현재 7400만 명), 2℃가 상승하면 7억 명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눈물이 난다. 우울하다. 지금 사도직 현장에서 피부로 체감하는 기후위기 상황은 눈물 그 자체이다. 언론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하리라 믿으며 애써 슬퍼하지 않는다. 정말 슬퍼하지 말아야 할까? 우리는 지금 슬퍼해야 하고, 땅을 치고 통곡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왜 발생하게 된 것인지 원인을 분명히 파악해야 하고, 폭염으로 사망하는 온열환자가 전염병 환자보다 훨씬 많이 발생하지만,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눈물을 흘려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이어진 호주 산불로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죽었다. 야생동물이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울부짖고 신음하며 죽어갔다. 폭염으로 야외 노동자가 쓰러질 때, 그들의 가족들은 울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과 재난 상황 속에서 부유층은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부유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영화에서나 꿈꾸게 된다.

전 세계 84%의 사람들이 하나의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한다. 타 종교의 교리를 잘 모르더라도 종교인은 기본적으로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이타심을 지향한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도하며, 누구를 위한 기도를 하는가? 종교인은 눈물이 마르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시대의 아픔에 슬퍼하고 통곡하고 비탄하는 사람들이 참 종교인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구리뱀을 보고서야 생명을 얻었지만 우리는 동화 속 얘기로만 흘려 듣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액세서리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어두운 사회를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어둠에 직면하지 않고 희망을 얘기하는 것은 위선이다. 눈물이 난다. 다 함께 울어보자.



김종화 알로이시오 신부(작은형제회 JPIC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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