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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부정적 지표 급상승… 보편 교회, ‘포스트 코로나 사목’ 가동

코로나19로 부정적 지표 급상승… 보편 교회, ‘포스트 코로나 사목’ 가동

고통받는 이웃 위해 즉각적이고도 구체적 형태의 실질적 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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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8 발행 [1570호]
▲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예수, 하느님의 노동자 기금’을 출범해 100만 유로를 쾌척했다. 한국을 비롯한 보편 교회는 실직과 빈곤가정 증가 등 코로나 위기를 맞아 즉각적인 지원 형태의 사목으로 전환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 사진은 바티칸 인근의 굳게 문을 닫은 한 상점 앞을 시민이 지나는 모습. 【CNS】



실업자와 빈곤 가정 폭증, 가정 폭력 및 아동 학대와 아동 노동 증가 등 코로나19로 부정적 지표들이 급상승함에 따라, 보편 교회가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실질적 지원에 적극 나서는 사목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교회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던 기간 마스크 지원과 의료용품을 지원한 데 이어, 실직으로 하루아침에 사회적 약자로 전락한 이들을 돕는 데에 적극 나서는 등 보편 교회가 대사회를 위한 즉각적이고도 구체적인 형태의 ‘포스트 코로나 사목’을 이미 가동하기 시작했다.



‘예수, 하느님의 노동자 기금’ 출범


프란치스코 교황은 9일 코로나19로 실직과 빈곤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기 위해 ‘예수, 하느님의 노동자 기금’을 출범하고, 100만 유로(한화 약 13억 3000만 원)를 쾌척했다.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당장 일자리를 잃고 큰 피해를 입게 된 이들이 급증하는 ‘포스트 코로나 위기’ 조짐이 가시화되면서 교황이 직접 사회적 보호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교황은 “일용직, 시간제, 계약 노동자와 인턴, 자영업자 등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기금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가장 심한 피해를 보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하게 될 것”이라고 기금 조성의 취지를 밝혔다.

코로나19 위기는 바이러스 확산에서 이제 일자리→생계→가정 문제로 치닫는 양상이다. 국내에서도 당장 고용지표가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구직기간이 3개월 미만인 신규 실업자 수가 지난 5월 73만 5000명으로, 199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고용지표는 심각 상태를 맞고 있다. 코로나 위기가 기본 생활권을 뒤흔드는 가시적 형태로 도래하면서 교회가 사회적 긴급 지원에 나서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기금 통장’ 1억 7800여만 원 지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은 교구 사제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금해오고 있는 ‘프란치스코 기금 통장’으로 최근 실직자 가정과 출소 및 범죄 피해 가정, 병원비가 필요한 환우 등 이웃들에게 총 1억 7800여만 원을 전달했다.

사회사목국은 지난 5월 한 달 실직자 가정에 3025만 원, 환우 가정에 2600만 원, 출소 및 범죄 피해 가정에 500만 원 등 코로나19 긴급 생계 지원 명목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아울러 아동복지 시설인 성심원을 비롯한 교회 안팎의 복지시설과 급식소에 총 8000만 원을, 또 서울대교구에 어려움을 호소해온 미얀마 양곤대교구에 3710여만 원을 전달했다.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던 3월에는 대구 등 지역 기관에도 3700만 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기금 통장’은 2014년 교황 방한 이듬해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돕는 취지로 개설한 사제단 기부 계좌다.

서울 사회사목국 부국장 하성용 신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갑작스럽게 어려움에 처한 많은 이웃에게 곧장 지원을 이행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그간 차곡차곡 모아온 기금을 사용키로 결정했다”며 “사제든 신자든 코로나 이후 이웃을 향한 사회적 감수성을 더욱 발휘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고 전했다.


전국 교구, 즉각적이고 긴급한 형태로 지원


전국 교구는 사제단과 신자들이 봉헌한 성금과 구호물품 지원, 도시락 배달 등을 펼치며 지역사회에 발 빠르게 도움을 전하고 있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 사목’은 이처럼 ‘즉각’적이고, ‘긴급’한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서울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바이러스의 위기는 이제 인류 생활 전반의 위기로 전환 중이며, 가장 큰 위험은 노동의 파편화, 사람을 배제하는 문화의 도래, 비인간화”라며 “기본 생활마저 끊어지는 지금, 가난한 이들을 향한 교회의 우선적 선택과 지원은 더욱 상시적이고, 구체적이며, 즉각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노동사목위는 최근 석 달 동안 하루 끼니마저 해결하기 어려워진 실직자 가정 700곳과 고시원에서 어렵게 수학 중인 고시생들, 장기 휴직 상태가 돼버린 문화 예술인 등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신청이 들어오는 즉시 지원하는 나눔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노동사목소위원회 총무 정수용 신부도 “코로나 이후 노동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짙어질 뿐만 아니라, 그 양상도 다변화되고 있어 교회가 새로운 형태의 노동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며 “위원회는 오는 9월 22일 포스트 코로나와 노동 문제를 놓고 토론회를 개최해 더욱 불을 밝혀야 할 교회의 야전병원 역할을 심층적으로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당 사목자와 신자들 사이에서는 일선 본당이 지역사회 기관과 협력해 더욱 촘촘한 연대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의정부교구가 실시한 ‘코로나19 신자의식 조사’ 결과에서는 교회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교회의 공적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사제와 신자들의 답변이 적지 않은 비율을 나타냈다.

정성환(서울 신천동본당 주임) 신부는 “교회는 부의 양극화 현상으로 기본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소외 계층뿐만 아니라, 상대적 빈곤층과 신빈곤층이 급증하는 상황을 함께 고려한 사목을 고민해야 한다”며 “본당은 과거 자선적 형태의 나눔 활동에서 나아가 지역주민센터, 기관과 더욱 협력해 사각지대의 이웃을 발굴하고, 지구 차원에서도 긴급 지원체계를 갖추고 연구하는 등 연대성의 원리에 따라 나눔의 구조와 역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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