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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 ‘목동 식당’ 윤정자 할머니 선종

[부음] ‘목동 식당’ 윤정자 할머니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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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발행 [1565호]
▲ 윤정자 할머니 장례 미사에서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가 고별식을 집전하고 있다.



목동(牧童) 식당을 운영하며 한평생 가톨릭교회를 위해 나눔을 실천해 온 윤정자(님파) 할머니가 13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1세. 고인의 장례 미사는 15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봉헌됐다.

‘목동 할머니’로 알려진 고인은 서울 혜화동 신학대학 건너편 건물에서 30년 넘게 음식점 목동을 운영해 왔다. 고인은 교회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었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는 가르침에 따라 나눔엔 철저히 말을 아껴왔다.

1929년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전 가족들과 남으로 내려왔다. 독실한 구교우 집안에서 자란 고인은 슬하에 4남 1녀를 뒀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손맛으로 음식경연대회에서 황해도 보쌈김치와 백동치미, 평양만두로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가톨릭 신앙을 중심에 두고 겸손하게 사는 고인의 삶은 신자가 아닌 음식점 직원과 이웃들이 스스로 세례를 받도록 이끌었다.

염 추기경은 장례 미사 강론에서 “목동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언제나 따뜻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다”며 “고인은 특히 신학생들에겐 어머니와 할머니처럼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베푸셨다”고 말했다. 또 고인이 염 추기경에게 홀로 찾아와 북한 이웃돕기 성금을 건넨 일화를 전하며 “님파 어머님께선 북한 고향 땅을 밟진 못했지만, 끝까지 도움을 주고 떠나셨다”고 했다. 이어 “고인을 생각하면 항상 성모 어머니가 생각난다”면서 따뜻한 미소와 연민의 눈길로 모든 이를 진심으로 대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의 둘째 아들 김관철(레오)씨는 유가족 대표로 “장례식장에 많은 신부님이 오셔서 미사를 집전해 주셨는데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고별식을 집전했고 미사에는 서울대교구 유경촌ㆍ구요비 주교를 비롯해 고인과 인연을 맺은 사제와 신자들이 참석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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