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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확산… 사회적 거리 유지하되 극복 의지는 모아야

바이러스 확산… 사회적 거리 유지하되 극복 의지는 모아야

[코로나19 특별대담] - 사회적 거리 두기 마음 거리 좁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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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9 발행 [1557호]
▲ 사회적 거리두기 마음거리 좁히기를 주제로 한 특집 대담에서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환 신부, 박혜진 아나운서, 시사평론가 최영일 대표, 홍성남 신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공포와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를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선언하며 각 나라가 코로나19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모임과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벌이며 바이러스 감염을 막고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톨릭평화방송은 17일 ‘사회적 거리 두기, 마음 거리 좁히기’를 주제로 특집 대담을 마련하고 코로나19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와 대응에 관해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박혜진(안젤라) 아나운서의 사회로 서울대교구 홍성남(가톨릭심리상담연구소장)ㆍ김정환(한마음한몸운동본부장) 신부,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최영일(빈첸시오) 시사평론가가 패널로 참여했다. 특집 대담 내용을 요약 정리해 소개한다.


정리=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ne@cpbc.co.k



▲ 바이러스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명동대성당을 찾은 신자들이 띄엄띄엄 앉아 기도하고 있다.





박혜진 아나운서(이하 사회) :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시작한 지 3주 정도 됐다. 코로나19가 가져온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 대표) : 바이러스는 사람을 타고 흘러간다. 이를 차단하려면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일시적으로 끊는 수밖에 없다. 접촉의 밀도, 빈도, 강도에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달라진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만남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핵심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은 몸은 떨어져 있지만, 전화, 인터넷, SNS로 소통하며 마음은 가까이 두기를 당부하고 있다. 많은 국민이 잘 따라주고 있고, 확진자 수도 감소하고 있어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김정환 신부(이하 김 신부) : 가톨릭교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 이전에 미사를 중단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각 교구는 신앙생활 중단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도 바치기, 가톨릭평화방송 미사 시청하기 등으로 명확한 지침을 줬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도 바티칸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신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성주간 전례와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도 모두 신자 없이 지내기로 결정하셨다.



사회 : 코로나19가 가져온 많은 문제 중 하나가 혐오 문제였다. 혐오를 부추기는 일이 굉장히 잦아졌다.

홍성남 신부(이하 홍 신부) : 코로나19는 처음 중국 우한에서 발생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서울 명동 거리에 중국 사람들이 다니는데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됐다. 중국말을 들으니 불쾌한 느낌까지 들었다. 내가 그럴 줄은 몰랐다. 병이 혐오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이런 일이 인종에 대한 혐오로 번지면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다.

김 신부 : 특정 지역, 특정 국가에 대한 혐오는 편견에서 비롯한다. 우리 안에 내재해 있던 편견과 혐오가 이번 사태로 표출되는 듯하다. 나 역시도 반성하고 있다. 우리가 외국 사람들을 혐오한다면, 역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갔을 때 똑같이 당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서로를 보듬고 함께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 대표 : 혐오를 지켜보면서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불안감 때문에 그런 거다. 하지만 혐오는 불안을 더욱 조장할 뿐이다. 처음에 중국 우한에서 교민들이 국내로 온다고 했을 때 격리 시설로 선정된 지역 주민들 반대가 컸다. 그럼에도 교민들을 환영한다는 이들의 움직임이 결국 반대를 눌렀다.



사회 : 코로나19 환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최 대표 : 확진자들은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낙인을 방지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픈 게 죄가 아니다. 죄처럼 여겨야 하는 사회적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

홍 신부 :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게 아니다. 확진자들은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누구라도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확진자를 배척하고 혐오하면 안 된다.



사회 : 우리나라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신천지 종교와 연관이 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최 대표 : 신천지 신도들이 거짓말을 한 상황이 밝혀져 온 국민이 분노했다. 대구 서구 보건소 검역팀장은 확진되고 나서야 뒤늦게 신천지 신자임을 고백했다. 그 때문에 같이 있던 의료진 50명이 일선에서 배제됐다. 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타격이 컸다. 그 와중에 의료진도 일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에선 정보를 제대로 안 줬는데 속 터지는 일이다.

홍 신부 : 신천지는 종교가 아니다. 교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체다. 교리 자체도 너무 허무맹랑하다. 종교라면 사회 건강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 신천지는 범죄 조직 같다는 생각이다.



사회 : 그런데도 신천지 신자가 3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특히 청년들이 빠져들고 있다는데 왜 그런 것인가.

홍 신부 : 신천지 신자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신천지라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 한 명을 포섭하기 위해 열 명이 붙어 청년이 원하는 것을 다 해준다. 그런 다음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청년, 감사해 하는 청년들만 추려 본격적으로 교리교육을 한다. 교육을 통해 이만희 교주를 신처럼 보이게 만든다. 코로나19는 약이 개발되면 끝나지만, 이런 정신적 바이러스는 치료약도 없다. 이 사태로 백해무익한 사이비 종교가 드러나 다행이다.

김 신부 : 공교육에서 종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종교를 올바로 바라보고 학습할 수 있는 교육이 공교육 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없으니 종교가 아닌 집단도 종교처럼 대하게 돼 문제가 된다.

홍 신부 : 종교의 외피를 썼다고 해서 모두 종교라 할 수 없다. 사회에 무익하고 해가 되면 범죄 조직으로 봐야 한다.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며 보호하는 것은 사람들을 범죄 조직에 넘기는 또 다른 범죄 행위다.


▲ 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돕는 데 교회가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안나의 집 김하종 신부와 봉사자들이 노숙인과 홀몸노인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회 :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과 배려가 늘어나고 있다.

김 신부 :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내에는 사회적으로 어렵고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을 위해 사목하는 여러 위원회가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비롯해 여러 위원회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고 있다.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아 굶주리는 이웃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고, 대구ㆍ경북지역에 긴급 지원도 했다.

홍 신부 : 이런 활동이 외부로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

김 신부 : 가톨릭평화방송과 가톨릭평화신문은 물론 SNS와 유튜브를 통해서도 홍보하고 있다. 성금을 모금했는데 목표 모금액 5000만 원보다 훨씬 많은 성금이 모였다. 미담 사례가 너무 많다. 온라인 성경 이어쓰기로 상금을 받은 서울 중앙동본당 신자들은 상금 200만 원을 그대로 기부해주셨다. 장사가 안돼 어려운 소상공인들도 나눔에 동참하셨다.

홍 신부 : 어느 사회심리학자가 한 나라가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선한 사람들이 늘어나 악한 사람들이 발붙일 자리가 없게 될 때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 이렇게 선한 사람들이 많으면 정말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사회 : 서로 돕는 와중에 가짜 뉴스가 혼란을 주고 있다.

최 대표 : 코로나19는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인포데믹(Info-demic)이다. 정보 바이러스가 실제 생물학적 바이러스 못지 않게 돌아다닌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혜의 강 교회다. 분무기에 소금물을 넣어 예배 온 신자들 입에 뿌렸다. 소금물에 바이러스가 죽는다는 잘못된 정보를 들어서다. 가짜 뉴스는 희한하게 우리가 듣고 싶은 소식만 전한다.

홍 신부 :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사람은 사이코에 가깝다. 행복과 쾌감을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얻는 사람들이다. 또 가짜 뉴스를 믿는 사람은 자아가 약한 사람이다. 자아가 약하면 작은 이야기에도 잘 흔들린다. 자아가 약한 이들은 자기 마음의 힘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게 좋다.





사회 : 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됐다. 가정 내에서 신앙생활을 더 깊이 이어갈 방법이 있다면.

홍 신부 : 코로나19 사태가 사순 시기랑 맞물렸다. 사순 시기엔 평소보다 절제하며 성찰하는 가운데 기도한다. 코로나19로 미사를 못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오히려 사순 시기다운 사순 시기가 됐다. 여러 신부가 유튜브와 SNS로 미사하는 모습과 강론을 올리며 신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 신부 : 미사가 중단돼 성체를 영하지는 못하지만, 성체성사 정신 자체가 사랑과 나눔 아닌가. 가족들이 이번 기회에 신앙을 돌아보며 작은 나눔을 실천하면 좋겠다. 또 부족한 부분을 보듬고 용서하고 인내하며 생활하면, 그게 결국 성체성사의 정신을 사는 것이다. 이렇게 부활을 간절하게 기다린 사순 시기가 있을까 싶다.

최 대표 : 저는 지난해 11월 세례를 받은 따끈따끈한 신자다. 그동안 한 주도 주일 미사에 빠지지 않았는데 아쉽다. 미사를 중단한 가톨릭교회의 용단을 높이 평가하지만, 신자로서 미사에 못 가는 허전함을 채울 길이 없다.



사회 :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는 더 시행될 것이다. 몸은 멀어졌지만, 마음의 거리는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김 신부 :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의 삶을 통해 모범을 보여주셨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치유해 주셨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셨다. 분열과 미움, 이기심을 퍼트리는 행위는 가감 없이 질책하셨다. 그분의 삶과 말씀 안에 답이 다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다시 그분을 바라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과 나눔을 좀더 실천하는 시간을 보낸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홍 신부 : 병을 앓고 나면 항체가 생긴다. 역경을 겪고 나면 심리적 항체도 생긴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더 잘 견딜 수 있게 된다. 평소 우리는 일본을 부러워하는 면이 있었다. 재난이 닥치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엔 우리가 그랬다. 일본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일을 해결해 가는 모습에 뿌듯했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면 한국에 대한 세계 사람들의 평가가 높이 올라갈 것이다.

최 대표 : 미국과 유럽에선 한국을 본받자는 분위기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모습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시민들의 참여로 잘 유지되고 있다. 요즘 SNS를 보면 ‘역경아 와 봐라, 우리가 이겨줄게’라는 호연지기의 자세가 많이 보인다. 그런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우리 스스로 내적으로 강해지는 듯하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김호중 교수 전화 연결 인터뷰

▲ 김호중 교수


이번 대담 중엔 생활치료센터인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교육원에서 대구지역 경증 확진자를 치료하고 있는 김호중(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를 전화 연결해 이야기를 들었다. 17일 기준으로 이곳에는 환자 200여 명이 격리돼 치료받는 중이었다.

김 교수는 “환자들 대부분 무증상 확진자라 보통 감기에 걸린 이들보다 상태가 좋다”면서 “살던 지역에서 벗어나 지낼 수 있는 점이 생활치료센터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진자에게 ‘주홍글씨’처럼 낙인을 찍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요즘 사회 분위기가 확진자를 매장하는 듯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환자분들은 이곳에 지내면서도 의료진에게 미안해합니다. 코로나19에 걸린 게 잘못은 아닌데 말이죠. 센터로 올 때도 새벽에 구급차를 타고 집에서 몰래 도망치듯 나왔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의료진들은 더 열심히 이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특징이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기에 경증 확진자를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생활치료센터는 준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그렇기에 두통, 기침, 두드러기 등과 같은 간단한 증상에 대해선 약 처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이곳에 와서 헌신하는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서로를 배려하는 환자분들 모습을 보며 느끼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다”면서 “힘들지만 뿌듯하게 지내는 중이다”고 말했다.



정리=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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