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차상위계층 사목, 교회가 적극 나서야

차상위계층 사목, 교회가 적극 나서야

복지·관심 사각지대서 이중고… 교회가 경제적·정서적 지원에 나서야

Home > 교구종합 > 일반기사
2020.01.12 발행 [1547호]
▲ 상한 과일과 김장 김치뿐인 김씨의 냉장고. 그는 노원본당 신자 등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 해진 소파가 김씨의 생활고를 말해주는 듯 하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이 때문에 못하는 거지 지금도 죽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이만 어느 정도 자라면 더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다. 그런데 잠재적 빈곤계층인 차상위계층은 상황이 좀 다르다.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아 찾기가 힘들다는 사실이다.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을 돌보는 일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모씨(65)는 차상위계층이다. 그의 한 달 수입은 100여만 원. 건축현장 아르바이트와 대리운전, 구청에서 받는 교육비와 주거비 등을 합한 금액이다. 수입의 대부분이 주거비와 올해 대학에 들어간 아이에게 들어간다. 자신을 위해 쓰는 돈은 거의 없다. 김씨는 사업을 했었다. 하지만 부도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작년에 개인파산 신청을 했는데 신용을 회복하려면 4년이 더 지나야 한다.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고 사람도 잘 만나지 않다 보니 우울감은 날로 심해져 간다.

그런 김씨에게 노원본당 빈첸시오회가 손을 내밀었다. 빈첸시오회에서 후원하는 가정은 모두 10가정, 그중 8가정이 차상위계층이다. 후원금은 빈첸시오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다. 후원금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전달한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만나기 위해서다. 빈첸시오회는 해마다 차상위계층을 찾아서 심사를 거쳐 후원을 하고 있다.

김씨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또 있다. 노원본당 하은숙(루치아) 수녀다. 하 수녀는 사람들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으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는 ‘방문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차상위계층뿐만 아니라 건강이 안 좋은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등 신자와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만난다. 전임 수도자가 2014년 무렵 방문 사도직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하 수녀도 뒤를 이어 2대째 방문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 수녀는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는 것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로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다.

노원본당 빈첸시오회 이광석(요아킴) 회장은 “빈첸시오회와 방문 사도직이 결합이 돼서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인데도 우리가 많이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 수녀는 “그분들이 가장 힘든 것은 외로움”이라며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것을 그분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라며 “경제적인 지원과 정서적인 지원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 수녀는 “많은 본당에서 방문 사도직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며 “그분들에게는 외부적인 지지체계가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신자들이 예수님을 본받아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