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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8주일- 경탄하고 감사하는 신앙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8주일- 경탄하고 감사하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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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3 발행 [1534호]
▲ 한민택 신부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치유 받은 열 명의 나병 환자 중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마리아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으로 예수님은 우리가 삶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입니다. 구원을 가져다주는 것은 기적이나 치유가 아닌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구원을 가져다주는 믿음이란 어떤 것일까요?

믿음은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는 관계 안으로 들어감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입니다. 믿음은 또한 내 삶 안에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임입니다. 나의 삶을 찾아오신 주님을 맞이하고, 내 안에 이루신 그분의 위대한 업적을 알아보고 경탄하는 것이며, 그 베푸시는 은총에 감사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먼저 믿음은 주님께서 우리 삶에서 이루신 놀라운 업적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도록 합니다. 나의 삶에 들어오시어 이루어놓으신 그분의 놀라운 업적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은 행복합니다. 믿음의 눈은 일상을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하며, 삶의 새로운 측면에 눈을 뜨도록 합니다.

복음서에서 우리는 예수님이 행하신 업적을 보고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며 경탄하는 군중을 만납니다.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인 역시 자신의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서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놀라운 업적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믿음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곧 주님께서 이루신 놀라운 일에 하느님을 찬양하고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감사한다는 것, 그것은 거저 주어졌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자격이나 권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주님의 선하심으로 인해 선물로 거저 주어졌음을 알아보고 감사하는 것, 그것이 신앙의 자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사마리아인이 감사할 수 있던 것은 그에게 일어난 치유가 오직 주님의 자비로 주어진 선물임을 알아볼 수 있는 신앙의 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삶에서 주님이 이루시는 놀라운 업적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고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놀랄 수 있는, 감사드릴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때로는 세상이 주는 기쁨이 너무 커서일 것입니다.

신앙의 길로 접어들기 위한 관건은 삶의 무게와 세상의 기쁨이라는 관문을 어떻게 뛰어넘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감히 그분께 다가서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예수님께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소리 높여 청했던 사마리아인이 자신의 몸이 깨끗해졌음을 알고 돌아와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스스로를 하느님 앞에 가까이 가기에 부당한 존재라고 여기며 군중 틈에 끼어 그저 먼발치에 머물며 다가서지 못하고 머뭇거리지 않나요? 주님께서 우리를 눈여겨보시며 손짓하십니다. 당신께 가까이 다가오라고 말입니다. 우리도 나병 환자들과 함께 용기를 내어 외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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