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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의 엄마일기] (16)“엄마, 하늘나라는 어떤 곳이야?”

[이지혜 기자의 엄마일기] (16)“엄마, 하늘나라는 어떤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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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발행 [1524호]



“엄마, 엄마가 죽으면 서진이는 몇 살이야?”

“글쎄…. 그건 하느님만 아시겠지?”

“엄마, 하늘나라에는 어떻게 갈 수 있어?”

지성이의 질문에 말문이 막히기 시작했다. 주제는 죽음으로 관통하는데, 질문의 양상이 다변적이다. 엄마 아빠가 죽으면 나는 어떡하느냐는 둥, 하늘나라에 비행기를 타고 가는 거냐는 둥, 근데 하늘나라에 가면 뭐가 있느냐는 질문까지….

지성이의 질문을 듣고 있다 보면 엉뚱해서 웃음이 나오다가도, ‘그래, 엄마 아빠가 너희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갈 텐데…’ 하며 심각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속으로 ‘엄마도 사실은 죽음이 무섭고 두려워’ 하며 실토한다.

“엄마, 근데 엄마 죽은 적 있잖아. 맞지?”

지난해 이맘때쯤이었을까. 한참 때리고 던지는 게 취미였던 지성이가 내게 달려들었는데, 머리로 내 배를 들이받아 휘청인 일이 있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연기하자 싶어 쓰러진 채 눈을 감아버렸다. 처음에는 흐느끼며 울더니 엄마를 외치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실눈으로 지성이를 보고 있는데, 내 눈을 번쩍 뜨게 한 말이 터져 나왔다.

“엉엉… 엄마, 우리 밥은 누가 해줘…. 엉엉, 우리 밥 좀 해줘….”

‘밥?’ 귀를 의심했다. 이 작은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밥으로 정의되고, 엄마가 죽은 슬픔이 밥으로밖에 표현되지 못하는 애달픔이 느껴졌다.

지성이는 현관문을 열고 후다닥 뛰어 나가더니 옆집 현관문 벨을 누르는 게 아닌가. 놀라서 따라 나갔는데, 엄마가 죽었다며 옆집 아주머니에게 울먹이고 있었다. 많이 놀랐을 아이의 가슴을 쓸어내려 주며 미안하다고 했다. 품에 꼭 안았다. 그렇게 아름답게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지성이는 그 날을 엄마가 죽은 날로 기억했다.

“엄마, 하늘나라는 어떤 곳이야?”

하늘나라는 무서운 곳이 아니라 엄청나게 멋진 놀이터도 있고, 하느님과 행복하게 사는 곳이라고 해줬다. 그랬더니 그러면 하늘나라에 빨리 가고 싶단다. 우리가 주일마다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죽고 나서 부활하기 위해서라고 해줬다. 그래서 지성이도 동생이랑 장난감을 같이 갖고 놀고,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친구를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엄마, 근데 부활하려면 십자가에 못 박혀야 돼?” 아, 또 어렵다. 갑자기 십자가에 못 박힐 생각을 하니 뼈가 아파 왔다. 그러나 이미 삶에는 수많은 십자가가 놓여 있지 않았던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는데, 남편이 거든다.

“지성아, 우리 주일에 성당에 가서 신부님한테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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