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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평화 되찾도록 함께 연대하자”

“우크라이나가 평화 되찾도록 함께 연대하자”

교황,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방안 논의… 정교회 성직자들에 특별 기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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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4 발행 [1523호]
▲ 프란치스코 교황은 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이튿날 우크라이나 그리스 정교회 수장 스비아토슬라브 셰브추크 대주교와 성직자들을 만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논의하는 외교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1월 교황과 셰브추크 대주교가 로마 성 소피아성당 앞에서 희망의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CNS 자료 사진】



프란치스코 교황이 4~5일 바티칸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격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크림반도 영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외교 행보를 잇달아 이어갔다.

교황은 4일 바티칸에서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예방을 받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는 러-우 간 분쟁의 사태 진전과 평화적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교황과 푸틴의 회담 내용이 자세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러시아가 개입 중인 크림반도와 중동 지역에 관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 등 지역 내에 자신들의 입지와 영향력을 펼치고, 친서방 정권 수립을 막기 위해 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친정부 세력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간 무력 충돌 이후 5년째 교전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친러시아 세력(러시아 정교회)이 강하고, 서부는 친서방 세력(동방 가톨릭)이 강한 터라, 러시아와 서방 강대국들은 이 지역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교황청은 회담 후 성명을 통해 “(두 지도자는) 환경 문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국제 현안과 러시아 가톨릭 신자들의 삶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진행됐으며, 양측은 양국 관계 발전에 만족을 표했다”고 밝혔다.

교황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2013년, 2015년 이후 세 번째다. 앞선 만남에서도 교황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중동 지역 분쟁에 관해 논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동서 화합을 위한 교황청의 특별한 역할을 요청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튿날인 5일 바티칸 사도궁전에서 우크라이나 그리스 정교회 수장 스비아토슬라브 셰브추크 대주교를 비롯한 성직자들과 만나 5년째 이어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특별 기도를 요청했다. 보편 교회가 오랜 전쟁의 평화적 해결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 그리스 정교회와의 형제적 친교 관계도 이어갈 것을 재확인했다.

교황은 “우크라이나는 참으로 오랜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분쟁에서 가장 큰 대가를 지불하는 이들은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라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되찾도록 보편 교회가 함께 연대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오래전부터 우크라이나 그리스 정교회 지도자들을 여러 차례 만나 우크라이나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노력에 함께할 뜻을 전해왔고, 올해 부활 메시지를 통해서도 우크라니아 동부 지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교황은 사태가 급박히 돌아가던 2016년에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특별 헌금을 유럽의 모든 교구에서 실시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 장관 피터 턱슨 추기경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사업을 맡고 있는 등 교황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그리스도 공동체를 위한 각별한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5년 넘게 ‘하이브리드전(戰)’으로 불리는 분쟁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거짓 선전선동과 심지어는 종교적 측면까지 개입시킨 교묘한 왜곡 정보들에 우크라이나 국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이 언급한 ‘하이브리드전’이란 러시아 정부가 이 지역에서 주민들의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함정과 사이버전 등 국민 정서를 교란시키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으로도 불리는 작전이다. 러-우 내전으로 인해 그간 우크라이나 이재민만 200만 명 넘게 발생했고, 가장 교전이 극심한 지역인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는 1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돈바스에서는 여전히 납치와 고문이 성행하고 있다

교황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나눈 내용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틀 연속 분쟁 당사국의 핵심 지도자와 성직자를 잇달아 만나 평화적 중재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교황은 “폭력의 소용돌이로부터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끝까지 기도하고, 주님을 만나는 것”이라며 “이 해답은 그리스도인들이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크라이나 형제들을 위해 가슴 깊이 기도한다”며 “모든 정치 지도자들의 정책에 공동선과 평화 추구가 함께하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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