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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3주일 - 자비의 선교사, 그리스도인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3주일 - 자비의 선교사,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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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30 발행 [1521호]
▲ 한민택 신부



오늘 전례에서 하느님 말씀은 ‘자비의 선교사’인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일깨워줍니다.

화답송에서 노래합니다. “주님, 당신은 제 몫의 유산이시옵니다.” 유산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의 방증입니다. 어처구니없게도 많은 이에게 유산은 축복이 아니라 불화의 원인입니다. 오늘 화답송은 유산을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주님, 당신은 제 몫의 유산이시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지금 가진 것을 내려놓도록 초대합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 그리고 그분의 자녀인 우리 사이의 사랑 관계입니다.

자비의 선교사는 하느님을 유산으로 받은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으며,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께 속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자비의 선교사는 하느님 자녀로서 누리는 진정한 자유를 찾는 사람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말씀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우리는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온갖 종류의 속박에서, 불편한 감정과 욕심에서 해방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더 간절히 그 자유를 바라는 분은 바로 아버지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당신 자녀가 죄와 죄책감으로 인해, 세상 걱정과 근심으로 인해 마음의 짐을 지고 힘겹게 살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자녀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신과 화해해서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사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시고 그곳으로 발길을 향하십니다. 수난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알고 계셨지만, 그것이 주님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인간을 향한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을 대신하여 인간의 모든 고통과 번뇌를 짊어지는 것임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셨기에 그분은 자유롭게 발걸음을 수난과 죽음의 길인 예루살렘을 향한 길로 옮기셨습니다. 사랑이 그분을 자유롭게 한 것입니다.

자비의 선교사인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닮은 사람입니다. 비록 우리의 작고 나약하며 상처 입기 쉬운 마음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를 불러주고 뽑아주신 주님께 마음을 열 수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불렀고, 뽑았다. 너를 위해 무언가를 마련하였단다. 그러니 이제 용기를 내어 나와 같이 가지 않으련?

주님은 우리를 세상에 파견하고자 하십니다. 당신의 자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라십니다. 그들의 삶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 거기서 주님의 자비하심을 증거하기를 바라십니다. 자신의 삶을 선물로 내어주는 사랑이 얼마나 강한지를, 그 사랑이 일깨우는 희망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 주기를 바라십니다. 주저하는 우리에게 용기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주님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입니다.



한민택 신부 (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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