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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자의 땀과 눈물 보며 청년들 꿈 키우길”

“선각자의 땀과 눈물 보며 청년들 꿈 키우길”

뮤지컬 ‘최정숙-동 텃져 혼저 글라’ 원작자 현미혜씨... 지체장애 어려움에도 퇴근 후 새벽까지 극본 작업, 26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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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3 발행 [1520호]
▲ 창작 뮤지컬 ‘최정숙-동 텃져 혼저 글라’ 원작자 현미혜씨


“최정숙 선생님이 단순히 독립운동가가 아닌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였다는 것을 많은 젊은이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젊은이들이 세상 잣대에 자신을 맞추지 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길 바랍니다.”

제주교구가 3ㆍ1 운동 10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기획한 창작 뮤지컬 ‘최정숙-동 텃져 혼저 글라’ 원작자 현미혜(레지나, 52, 제주교구 노형본당)씨는 “관객 입장에서 몰입해 뮤지컬을 감상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최정숙 선생님을 뮤지컬로 소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동 텃져 혼저 글라’는 ‘날이 밝았다 어서 가자’는 뜻의 제주어로, 지난 3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였다. 제주 여성독립운동가 최정숙(베아트리체,1902~1977)의 파란만장한 삶을 무대에 올렸다. 의사이자 교육자였던 최정숙의 어린 시절부터 독립운동과 투옥, 귀향 후의 삶에 대한 일대기를 그렸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신성여중·고 교장 시절까지 방대한 근현대사를 녹여냈다. 3ㆍ1 운동으로 투옥되면서 수녀의 꿈을 접고, 제주 4ㆍ3의 역사적 시련에서도 꿋꿋하게 살다간 최정숙의 땀과 눈물을 담았다. 무엇보다 역사적 시련을 뛰어넘으려 했던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다.

원작 ‘샛별의 노래’는 2년 전 가톨릭문화기획 IMD의 창립을 이끈 현요안(제주교구) 신부가 누나인 현씨에게 극본을 의뢰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제주교구는 제주 4ㆍ3 70주년과 3ㆍ1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뮤지컬을 기획하고 있었다. 제주시청 공무원이면서 아마추어 극작가인 현씨는 두 달 동안 퇴근 후 새벽 1~2시까지 극본을 썼다. 목발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지체장애 2급의 몸으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각색팀과 연출가 및 음악가, 배우들이 투입되면서 작품은 완성도를 높여갔다. 최정숙 역은 올해 초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박신영이 맡았다. 연출은 이충훈, 극본은 이은미, 작곡은 윤순이 맡았다. 이제 26~30일 서울 광화문아트홀에서 무료 공연을 앞두고 있다.

“제주에서는 여성에게 배움의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소처럼 부려 먹었지요. 최정숙 선생님은 속세에서 수도자 같은 삶을 살았어요. 명문가의 자녀였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며 공부했고, 그래서 여성교육에 더 헌신하셨습니다.”

현씨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을 누리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최정숙 선생님이 살았던 100년 전과 비교하면 빈곤과 결핍이 없는 시대가 나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털어놨다. “당시에는 독립만 되면 새 세상이 올 것 같았는데, 지금은 독립을 이뤘기에 ‘다 이룬 것일까?’ 묻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독립군의 심정으로 인간다운 세상을 꿈꿔야 합니다.”

현씨는 2010년 고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를 다룬 연극 ‘바보 추기경’의 극본도 썼다. 현재 제주 노형본당 주일학교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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