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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2019년 라마단 단식 종료를 축하하며(박현도, 스테파노,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시사진단] 2019년 라마단 단식 종료를 축하하며(박현도, 스테파노,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인문한국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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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6 발행 [1519호]





올해 무슬림들의 라마단(Ramadan)월 단식이 끝났다.

우리 교회에 전례력이 있듯, 무슬림들은 이슬람력에 따라 신앙생활을 한다. 이슬람력은 달의 움직임을 보고 일 년을 354일로 계산한다. 태양력보다 11일이 짧다. 이러한 차이를 없애기 위해 윤일이나 윤달을 넣어 보정한 것을 태음태양력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음력이라고 부르는 달력이다. 그런데 이슬람교는 윤일이나 윤달을 쓰지 않는다. 말 그대로 ‘순태음력’(純太陰曆)이다.

라마단월은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이다. 한 달 동안 여명이 들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다. 단식기간은 한여름에 오면 무척 길고, 한겨울에 오면 상대적으로 짧다.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에 따르면 금년도 단식은 5월 6일에 시작하여 6월 4일 일몰에 끝났다. 매일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가장 긴 단식 시간은 16시간 30분이었다.

무슬림들은 단식을 하면서 자신보다 더 배고픈 사람을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늘 화두로 삼는 사회적 약자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며 자신을 반성한다. 단식이 끝나는 저녁 시간에는 배고픈 이들과 함께 식사를 나눈다. 이처럼 단식월에는 절제와 기쁨이 공존한다. 우리 가톨릭교회도 단식재와 금육재를 지키지만, 적어도 기간 면에서는 라마단월 단식과 비교가 되지 않게 짧다. 물론 기간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지만 말이다.

이슬람력에서는 아랍어로 ‘힐랄’(Hilal)이라고 부르는 초승달을 눈으로 봐야만 새로운 달이 시작한다. 달의 주기는 29.5일이다. 이론적으로 한 달이 29일 또는 30일이다. 천문학적으로 계산하면 문제가 없는데, 라마단은 초승달이 육안으로 보여야만 시작하고 끝난다. 라마단월 직전 8월이 샤으반월인데, 샤으반월 29일이나 30일에 초승달이 보이면 라마단월이 시작하고, 라마단월 말미에 초승달이 보이면 단식이 끝나고 새로운 10월 샤으왈월이 시작한다. 초승달을 보지 못하면 단식이 끝나지 않지만, 예언자 전승에 따라 단식 기간은 총 30일을 넘지 않는다.

단식월이 끝나면 무슬림들은 가족·친지, 이웃들과 나눔의 축제를 가진다. 이를 아랍어로 ‘이드알피트르’(Id al-Fitr)라고 하고, 한자로는 파재절(破齋節)이라고 부른다. 우리 교회는 해마다 파재절을 맞는 무슬림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올해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사무총장 미겔 앙헬 아유소 기소 주교 이름으로 “보편 형제애를 증진하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라는 제목으로 라마단과 파재절 경축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7년 카이로에서 종교 간 대화와 이해 증진을 위해서 “정체성을 지킬 의무, 다름의 용기, 지향의 진실함”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이를 되새기면서 기소 주교는 모든 사람의 권리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대화하고, 생명과 온전한 육체에 대한 권리뿐만 아니라, 양심, 사상, 종교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자유를 누릴 권리를 증진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하였다.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나누는 친교의 소중함을 새롭게 되새기며, “풍성한 라마단 성월과 기쁜 파재절”을 바라는 교황청의 축하 메시지를 다시 읽으면서,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 모두에서 자신의 믿음에 따라 살아갈 자유”를 위해 두 전통의 신앙인들이 형제자매로서 함께 일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

이드알피트르 무바라크(Id al-Fitr Mubarak)! 축복받은 파재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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