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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결정 두 달, 낙태법 개정안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헌재 결정 두 달, 낙태법 개정안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내년 12월 31일까지 입법 완료… 대다수 의원들 의견 수렴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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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6 발행 [1519호]


헌법재판소가 4월 11일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두 달여가 됐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입법을 해야 하는데 낙태 조항을 없앨지 아니면 일정 기간의 초기 낙태만 허용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1년 반의 시간이 남았지만, 꽉 막힌 현재 국회 상황과 내년 4월 총선, 새로운 원 구성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넉넉한 일정은 아니다.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헌법불합치를 이끌어낸 진보 정치권과 여성계에서는 국회 입법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경주를 시작했다. 정의당 이정미(오틸리아) 의원은 지난 4월 15일 의원 중 처음으로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낙태와 관련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와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이정미 의원의 개정안은 정의당 소속 의원 6명 전원과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채이배,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으로 있는 손혜원 의원 등 10명이 서명했다.

이정미 의원이 발의한 대로 모자보건법과 형법이 개정될 경우 기존 모자보건법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낙태가 허용되고, 자기 신념에 따라 낙태를 거부한 의사는 지금처럼 처벌을 받아야 한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50년 전 회칙 「인간 생명」에서 “인간 생명을 임신 첫 순간부터 존중하는 것은 인류 공동의 책임이고 국가 차원에서 낙태 방지와 생명 보호를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14항 참조)고 천명한 가톨릭교회 가르침과 전면적으로 배치된다.

반면, 대다수 의원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입법과제’ 토론회에 참석했던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반영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삼화(클라라) 의원은 “낙태와 관련한 외국의 입법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정인화 의원은 “임신주수, 의료인 거부권 등 쟁점을 정리한 후 법안을 준비할 계획이지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최근 관련 상임위원회 의원을 중심으로 대책을 논의했다”며 “종교계 등의 우려를 반영하고 여성계의 목소리를 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겠지만, 자기 결정권 확대 등에 대해서는 보수정당이라는 자유한국당의 특성상 아무래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크다”고 덧붙였다.

국회가톨릭신도회 회장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요셉) 의원은 “관련 법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며 “사회적 논의 과정을 보고 시간을 두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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