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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태아 태교 돕는 ‘친정 언니들’

서울 청담동본당 태교 봉사 5인방, 출산 선배로 생명 존중 이념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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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6 발행 [1519호]
▲ 8년 동안 임신부와 태아를 위해 태교 봉사를 해온 청담동본당 봉사자들. 오른쪽부터 백윤정, 정지원, 김지연, 권니은씨, 태교모임 담당 이엘카나 수녀, 박윤희씨.



서울 청담동본당(주임 김민수 신부)에는 8년 동안 임신부와 태아를 위해 태교 봉사를 해온 ‘친정 언니들’이 있다. 사계절이 여덟 번 바뀌는 동안 새 생명을 품어 두렵고 떨리는 새내기 엄마들을 동행해왔다. 6개월 동안 매주 두 차례씩 총 12회 진행되는 태교 모임 봉사자로서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왔다. 이들은 모두 초등학생부터 20대 자녀를 둔 엄마다. 지금까지 106명의 아기가 이 모임을 거쳐 세상의 빛을 봤다.

“임신한 순간 인생에서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되는데, 자녀를 먼저 출산한 선배로 신앙 안에서 임신부들과 함께한다는 게 기쁩니다.”(대표 봉사자 백윤정 로사)

이들은 2012년부터 본당 신부 요청으로 태교 모임을 시작했다. 저출산 시대에 가톨릭교회의 생명 존중 이념을 바탕으로 생명을 품은 신자와 일반 임신부를 돕자는 취지였다. 태교 모임을 하기 전 봉사자들은 교구 유아부에서 6개월간 태교 교육을 받았다.

‘태아를 위한 기도’로 시작하는 태교 모임은 생명에 대한 교회 가르침,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모 역할 등을 주제로 한 사제 강의로 진행된다. 강의에 이어 간단한 유아용품 및 성물, 소품을 만드는 시간도 마련된다. 석고 방향제를 비롯해 아기 손수건, 묵주 팔찌 등을 만들어 왔다. 수제인형 작가로 활동하는 봉사자 정지원(그라타, 46)씨 아이디어와 손끝에서 나오는 작품이 많다. 1년에 두 차례 임신부와 영유아를 위한 미사도 봉헌한다.

태교 모임은 출산 후 산후조리와 함께 자연스러운 냉담으로 이어지는 신앙 공백기를 미리 방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봉사자들은 임신부들이 출산 후 자녀들이 유아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문자도 보내고, 대부모도 연결해 준다.

이들은 오래 시간 함께 봉사해 온 만큼 관계가 돈독하다. 가족 여행이나 집안의 대소사가 생기면 서로 자리를 채운다. 자주 빠지게 돼 그만두려고 했던 한 봉사자는 “친정이라고 생각하라”는 말에 마음을 접었다. 간식과 교구를 챙기고, 회계 담당, 아이템 관리 등 봉사 영역이 나뉘어 있다.

태교 모임 봉사를 하며 자녀는 하느님 선물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건 덤으로 주어지는 은총이다. 봉사자 권니은(엘리사벳, 41)씨는 “태교 모임에 오는 태아들을 보며, 내 아이에게 태교를 잘 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생긴다”며 “내 아이에게 더 잘해주게 된다”고 털어놨다.

임신 기간 성당에 있는 시간만으로 충분한 태교가 된다는 이들은 임신부가 봉사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정지원씨는 “은총도 내리사랑이라고,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갚을 길이 없듯이 태교 교육을 받은 임신부들의 사랑과 보답이 내리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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