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8)긍정적 감정은 낯설고, 불평은 습관이 되고

[김용은 수녀의 살다보면] (68)긍정적 감정은 낯설고, 불평은 습관이 되고

Home > 사목영성 > 김용은 수녀의 살다 보면
2019.06.09 발행 [1518호]
▲ 불평을 많이 하게 되다 보면 긍정적 감정이 낯설어지고, 어느새 불평은 더욱 늘어가게 된다. [CNS 자료사진]






A는 유난히 말이 많다. 그것도 대부분 불평이다. 그날도 그랬다. 그는 앉자마자 ‘누구는 어떻고 또 누구는 저떻고’를 반복했다. 듣고 있던 후배가 얼굴을 굳히고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그런 말은 듣기가 아주 불편해요. 차라리 본인에게 직접 하면 어떨까요?” 정중했지만 단호했다. 순간 A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르더니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하면서 버럭 화를 내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불평은 나를 알아달라는 호소다. 나는 옳고 선하며 누구보다 정당하다고 확인받고 싶다. A는 불안하고 외로워서 위로받고 싶고 보상받고 싶은지도 모른다. 고통스러운 상황과 특정인에 대한 부당함으로 복수하고 싶은 몸부림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불평하면 할수록 불평할 것이 더 많아진다. 세상은 더 부당하고 더 무자비하고 나 홀로 풍랑에 시달린다. 살레시오 성인은 “이런 사람들은 마음의 고요를 잃게 되고 격분에 흔들려 불편한 가시를 빼려고 하지만 오히려 가시는 더욱 깊이 몸속으로 들어가 더 큰 고통을 겪는다”고 했다. 현대 정신의학에서도 불평이 많은 사람 대부분이 생화학적 불균형으로 수많은 건강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고 한다. 사소한 자극에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쉽게 짜증이 나면서 수면장애를 겪고 몸이 아프게 된다는 것이다.

불평이 많은 사람이라 하여 늘 부정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A도 긍정적이고 즐겁고 유쾌할 때가 있다. 농담도 잘하고 칭찬과 격려도 할 줄 안다. 다만 금단증상처럼 지속하지 못할 뿐이다. 불평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익숙하기에 긍정의 감정이 낯설다. 그래서 좋았던 감정을 너무 빨리 잊는다. 조금 잘 지내나 싶으면 한순간 짜증을 낸다. 목소리 톤이 올라가면서 즐겁게 일하는가 싶으면 “여기가 아프고 저기가 쑤시고” 하면서 몇십 분씩 그의 신세 한탄을 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그에게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이방인처럼 아주 잠깐 머물다 떠나나 보다. 습관이 된 불평은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까지 강화시켜 아주 평범한 상황도 그냥 넘어가기 어렵게 만든다. 그렇게 반복되는 불평은 뇌를 ‘불평’하기에 아주 쉬운 시스템으로 재정비시킨다.

그 어느 때보다 자극적인 말이 넘치는 세상이다. 부정적인 말은 머릿속에 담아 둘 때 보다 말할 때 더욱더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말할 때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 상황이 재현되고 강화되고 각인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배설하듯 쏟아내는 불평은 듣는 사람도 똑같이 불편한 상황을 경험하게 만든다. 마치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것과 같다.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나눌 수는 있겠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불편한 상황과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옮기는 것은 듣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머릿속 뇌는 생각이나 상상을 실제 상황과 구분을 못 하기 때문이다.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감정이 그대로 전염되는 이유다.

생각과 감정이 다소 부정적이라도 ‘말’로 긍정을 하면 생각과 마음도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혼잣말이라도 활짝 핀 미소로 나 스스로 ‘잘했어’ ‘다 이유가 있을 거야’ ‘괜찮아’라고 매일 말해주어야겠다. 그러다 보면 긍정의 감정과 친해지고 익숙해지면서 세상과 이웃이 더 밝고 맑게 보이지 않을까?



성찰하기

1. 부정적인 상황이 오면 긍정적인 말을 혼자 해봐요. ‘곧 좋아질 거야!’ ‘잘한 거야!’ ‘나는 해낼 수 있어!’ 하면서 밝은 표정을 지어요.

2. 의미를 부여하면 뇌가 즐거워진다고 해요. 행복은 주어진 상황이 아니라 내가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 아닐까요?

3. 불편한 생각과 감정을 친한 친구처럼 대해줘요. 수용해주고 이해해주면 부정적인 감정이 더 커지지는 않겠지요.





<살레시오교육영성센터장, 살레시오수녀회>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