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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주님께서 걸으신 사랑의 길

[생활속의 복음]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주님께서 걸으신 사랑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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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발행 [1510호]
▲ 한민택 신부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함께 우리의 사순시기는 절정에 다다릅니다.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에 오른 우리는 이제 그분께서 거쳐야 할 마지막 관문을 함께 걸어갈 준비를 합니다.

성주간 동안 예수님의 마지막 날을 함께 지내며,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묵상합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은 당신의 구원 계획에 전혀 없었던 우연한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육화로써 실현되고 하느님 나라 복음 선포에서 드러난 인간을 향한 하느님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의 종결점입니다. 인간의 비천한 삶의 무게를 함께 지고 가시기 위해 인간의 나약한 몸을 당신 것으로 받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버림받고 상처 입은 이들에게 다가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들의 병고를 떠맡고 질병을 짊어지시어(마태 8,17 참조) 아버지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인간을 죽음의 그늘에서 구하시기 위해 당신 친히 인간의 죽을 운명을 당신 것으로 하고자 하십니다.

성주간 전례는 우리에게 진정어린 마음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우리 내면에서 진정한 사랑을 향한 갈망을 찾도록 하며, 주님에게서 그 대상을 발견하도록 합니다. 주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으며, 힘으로 지배하는 세속적 권력에서가 아닌 나약한 모습으로 상처 입고 돌아가신 십자가의 예수님에게서 하느님의 권능을 알아보도록 인도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스도는 유다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다른 민족에게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십니다. 하느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더 지혜롭고 하느님의 약함이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1코린 1,23-25) 예수님의 십자가에서 우리는 실패한 사랑, 철저히 외면당한 사랑이 아닌, 죄와 죽음을 이긴 놀라운 사랑의 힘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인간의 운명을 당신 것으로 하시며, 인간을 살리기 위해 당신 자신의 전부를, 목숨까지 내어주시며 ‘끝까지 사랑하신’(요한 13,1 참조)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에서 우리는 시련과 환난 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견뎌내야 하는 이유와 그럴 수 있는 힘을 발견합니다. 지금 괴롭고 힘들 때, 슬프고 외로울 때, 모든 사람에게서 버림받은 것처럼 느껴질 때, 예수님께서 이미 그 길을 걸어가셨음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을 그분께서 이미 겪으셨음을 기억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그 어떠한 환난도 시련도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난과 시련이 끊임없이 닥치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버텨내기를, 그리하여 인내와 수양을 쌓으며 희망을 찾아가기를 바라십니다.(로마 5,3-5 참조) 내가 지금 이 고통으로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고 당당히 일어설 수 있기를, 이 길을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라십니다.

이번 성주간이 예수님을 통해 우리 각자에게 선물로 주어진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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