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신앙단상] 구원을 향한 동행(오수진, 아가타, KBS 기상캐스터)

[신앙단상] 구원을 향한 동행(오수진, 아가타, KBS 기상캐스터)

Home > 여론사람들 > 신앙단상
2019.04.14 발행 [1510호]



2년 전, 회사에서 같은 일을 하는 기상캐스터 후배가 가톨릭 청년 성서모임에 함께 나가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좋아하는 후배의 제안이라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마냥 즐거울 것 같았고, 성서모임이라는 것을 통해 그간 다소 냉담했던 시간을 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연한 동기로 큰 기대 없이 시작했던 그 모임이 냉담을 풀고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성서모임은, ‘탈출기’를 공부하는 모임이었습니다. 탈출기는 이미 잘 아시겠지만,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민족들을 주님께서 큰 구원으로 이끄신 이야기입니다. 디즈니 영화 ‘이집트 왕자’의 바탕이 된 이 기록은 이야기 자체로도 재미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혹독한 고난 자체인 노예의 삶을 살고 있는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하느님이 등장하셔서 그들을 구하려고 하십니다. 노예의 힘든 삶 속에서 나타난 구원의 말씀이며, 선택해야 하는 마땅한 제안이지만, 탈출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나를 구하시겠다는 그분의 말씀대로 행하고자 하였지만, 마주하는 고난과 역경, 긴 광야는 그들을 지치게 합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그 고통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심지어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차라리 노예의 삶이 낫겠다고,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더라도 익숙해진 그 노예의 삶을 사는 것이 편하겠다고 말입니다.

크고 작은 일상의 힘든 시간을 생각하면, 제가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패턴 또한, 그때의 이스라엘 민족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삶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믿고, 그 뜻을 향해 움직여야 하지만, 일상 속에서 그분의 뜻을 의심하게 되기도 하고, 익숙해진 냉담의 삶에 가까워지게 되기도 합니다.

탈출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신앙의 교훈들 속에서도 제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점은, 그들의 힘든 시간이 결과적으로는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땅을 찾아 움직이던 그 고난의 시간이, 사실은 더 큰 구원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었다는 점입니다. 고군분투하는 우리 삶 속의 어려운 시간 또한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바라보면 더 큰 사랑과 은총을 향한 길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삶 속에 감당하기 힘든 일이 생기거나, 간절하게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하고 화가 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개인의 시련 속에 지쳐 하느님과 멀어지게 되거나, 그 뜻을 의심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에 주님께서는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없는 방식으로 각자의 삶에 동행하고 계시며, 더 좋은 때에 더 좋은 것을 행하고자 하신다는 점을 믿고, 그 굴곡들을 현명하게 이겨내는 신앙인이 되고 싶습니다.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