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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칼럼]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의 주인공

[평화칼럼]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의 주인공

하지원 레지나(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위원, (사)에코맘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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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발행 [1506호]


석기, 청동기 그리고 철기 시대를 거쳐서 지금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를 살고 있다. 브라운대 영문학과 교수였던 퍼시 마크스(Percy Marks, 1891~1956)는 이미 1924년에 「플라스틱 시대(The Plastic Age)」라는 소설을 발표했는데 당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1967년도 영화 ‘졸업’(The Graduate)을 보면, 주인공 벤과 아버지 친구와의 대화에 이런 내용이 있다. “플라스틱에 위대한 미래가 있거든….”

처음 플라스틱이 개발되면서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마법 같은 선물이었다. 주요한 산업재로 활용되었고, 뭐든지 만들어내는 신통방통한 물질이었으며, 이 때문에 철강보다 더 많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 후 플라스틱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보고서가 등장하였고 썩지 않는 쓰레기들이 해양 투기로 이어지면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제가 시작되었다.

현재 해양생물 700여 종이 플라스틱에 오염되어 있으며, 제주 해안의 쓰레기 중 60%가 플라스틱이며, 이것을 먹이로 착각해서 먹는 물고기나 조개류 등이 식탁 위로 다시 올라오고 있다. 한국은 플라스틱 소비 세계 1위 국가이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조지아주립대 연구팀은 1950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된 플라스틱 생산량은 83억 톤이며, 63억 톤의 폐기된 쓰레기 중에서 9%만이 재활용되고,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자연환경에 축적(79%)되거나 소각(12%)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물관리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까지 약 12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매립지 또는 자연환경에 버려질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Science, 2017.7.19호).

우리가 플라스틱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것이 잘게 부수어져서 다시 우리 입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결국, 일회용 플라스틱은 안 쓰는 것이 정답이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된다면 바다로 흘러들어 가지 않고 재활용되도록 철저한 폐기물 관리 과정이 정립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회용품, 일회용기 외에도 눈여겨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담배꽁초이다. 담배꽁초는 유해 폐기물로 필터가 걸러낸 담배의 유해 성분은 그대로 필터에 담긴 채 쓰레기로 유출되어 환경을 오염시킨다. 또한, 국내 시판 담배의 90%는 셀룰로스 아세테이트 성분의 플라스틱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

담배꽁초는 길거리에 불법 투기 되어 배수구 등을 막아 우수관의 범람을 유발시킬 뿐 아니라 매우 빠른 속도로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바다를 오염시킨다. 서울시 생활환경과의 자료에 의하면, 2018년 서울시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 건수는 총 12만 건인데 이중 담배꽁초 투기 단속이 7만 2,000건(61%)에 달할 정도로 많은 양의 담배꽁초가 불법 투기되고 있다.

바다 쓰레기 관리 관점에서 본다면 육상에서 버려지는 폐기물 중 가장 쉽게 버려지고 미세 플라스틱 문제로 직결되는 폐기물이 바로 담배꽁초이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주변 유해물질까지 흡착해 더욱 강력한 유해물질이 되어 먹이사슬의 순서대로 해양생물을 거쳐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니 우리 건강에 대한 위협은 심각하다.

결국, 담배를 피운 후에 절대로 길거리에 꽁초를 버리면 안 된다. 이를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며, 재활용을 목적으로 한 생산자와 판매자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WHO는 생산자가 폐기물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담배꽁초에도 도입하기를 권고하고 있으며 EU에서도 ERP 도입 법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도 범부처 간 협력하여 제도 보완과 안전한 수거 전략을 세우는 것은 물론 선진국처럼 폐기물 감축을 위한 감축목표 로드맵을 만들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담배꽁초 및 일회용 플라스틱류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르게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 및 홍보 등을 통해 국민 인식 개선 및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그 시작이 성당이면 하느님이 더 기뻐하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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