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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복음] 사순 제2주일 -영광스럽게 변화할 비천한 몸

[생활속의복음] 사순 제2주일 -영광스럽게 변화할 비천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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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발행 [1506호]
▲ 한민택 신부



오늘 복음은 몇몇 제자와 산에 오르시어 영광스럽게 변모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합니다. 이 신비로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나눈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그들과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곧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그분께서 겪으실 수난과 죽음과 부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수난과 부활을 통해 당신의 지상 여정을 마무리할 결심을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예수님의 첫 번째와 두 번째 수난과 부활 예고 사이에 자리합니다. 예수님께서 첫 번째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 다음 ‘당신을 따르는 길’에 대해 말씀하신 다음 산에 오르시어 영광스럽게 변모하십니다.

예수님은 산에서 내려오신 다음 두 번째로 예고하시고, 이어서 예루살렘으로 발길을 옮기십니다. “하늘에 올라가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루카 9,51)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루카 9,35) 구름 속에서 들린 아버지의 이 말씀은 예수님의 세례 때 들은 말씀과 유사합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루카 3,22)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세례가 인간 구원을 위해 죄 많은 인간의 역사 안으로 들어가시어 인간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과 일치한 것이라면, 예루살렘을 향해 수난과 죽음의 길을 걷고자 하심 역시 고난의 길 한가운데서 인간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려는 아버지의 뜻과 일치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신앙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 그분처럼 변화할 것이며, 우리는 이미 그 과정 중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키실 수도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필리 3,21)

바오로 사도의 이 희망의 말씀처럼 우리의 몸이 영광스럽게 변화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길은 닥치는 고난을 피할 것이 아니라, 그 길을 걸어가신 주님과 함께 참고 견디어 이겨내는 것입니다. 시련과 고난을 피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간 본성은, 구원을 위해 없애거나 부정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원이 실현될 구체적인 장소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우리의 몸은 비천합니다. 질병과 죽음의 공포뿐 아니라, 갖은 시련과 고난이 도사립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 말은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그러한 비천한 몸 한가운데서 구원의 길을 열어주십니다. 시련을 통해 우리는 변화할 것입니다. 참고 견디면, 주님을 뵙고자 하는 열망으로 고대하면서 계속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변화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시련과 고통의 순간은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하기 위한, 그리스도를 닮아가기 위한 계기입니다. 이 사순시기가 영적 용기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도록,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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