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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북미 정상 ‘주고 받음’ 협상 원칙 소홀(유혜숙, 안나,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

[신앙단상] 북미 정상 ‘주고 받음’ 협상 원칙 소홀(유혜숙, 안나, 대구가톨릭대 인성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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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발행 [1506호]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었지만,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등 상호 쟁점 사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채 결국 결렬되었고, 기대하던 ‘하노이선언’은 끝내 발표되지 못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회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협상 전략에 주목해봤다.

첫째는 66시간에 걸쳐 김정은이 이용한 전용열차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23일 오후 4시 30분쯤 전용열차를 타고 평양에서 출발해 최단거리 노선을 거쳐 66시간 만에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일성 주석이 1958년 베트남을 방문할 때 열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대내적으로는 김일성 주석과 같은 이미지 효과를 누리고, 대외적으로는 긴 시간 동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누렸다.

둘째는 베트남 하노이라는 회담 장소다. 제1차 회담이 개최된 싱가포르와 제2차 회담이 개최된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면서 개혁ㆍ개방으로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싱가포르가 개혁ㆍ개방의 가장 이상적인 국가지만 아직은 따라가기 쉽지 않은 국가인 반면, 베트남은 가장 현실적으로 모방 가능한 국가라는 데 차이점이 있다.

베트남은 1986년부터 ‘쇄신’을 뜻하는 ‘도이머이’ 정책을 통해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미국과의 수교를 통해 국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경제 발전을 도모하였기에 북한 역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개혁·개방을 실현하고 국외 자본을 유치하여 경제 개발을 도모할 구상을 했을 것이다.

더구나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의 경제 성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미국 역시 베트남 전쟁의 상흔 대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도 베트남과 경제, 정치ㆍ안보ㆍ국방 차원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은 결렬됐다. 미국은 실무 협상의 주된 합의 내용인 영변 핵시설 폐기 외 핵무기ㆍ핵물질 리스트 제공을 요청하였고, 북한은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채택된 5건, 그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북한은 러시아 스캔들 관련 뮬러 특검과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제재 완화를 받아들이리라 판단하였을 것이고, 북미 정상회담보다 코언 청문회에 더 관심이 몰린 국내적 상황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결렬’이라는 파격적 선택을 함으로써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탄핵의 위기와 재선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시기에 합의함으로써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을 것이다.

협상은 철저히 ‘주고받음’(Give and Take)에 기초한다. 따라서 아무것도 주는 것 없이 받기만을 원할 때는 아무런 결실을 거둘 수 없다. 차기 회담에서는 북미 모두가 상호 존중과 신뢰 안에서 전 세계인 모두가 바라는 좋은 결실을 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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