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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말하는 악마의 실체와 유혹 이기는 방법

악마는 존재한다 /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 디에고 마네티 엮음 안소근 옮김 / 가톨릭출판사 /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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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0 발행 [1505호]



악마는 창조주 하느님이 세상을 지을 때부터 존재했다. ‘타락한 천사들’이 하느님 나라를 저버리면서 존재하게 된 악마들은 아담과 하와가 살았던 에덴동산에서부터 활동했고,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우리 안팎을 소리 없이 오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교 저변과 신자들의 심성을 해치고,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 공동체 일치를 해치는 ‘악의 존재’에 대해 수시로 경고해왔다. 책에는 교황이 주교 시절부터 신자들에게 전했던 ‘악에 관한 교리’가 알기 쉽게 집약돼 있다.
 

우선 악(惡)의 특성을 밝혔다. 교황은 “악의 유혹은 처음에 가볍게 시작하지만, 점점 자라나 커져서 다른 사람을 전염시킨다”고 전한다. 커지고 전염된 악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행위까지 일삼는다. 교황은 조용한 물줄기가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사람을 휩쓸고 가는 것이 악이라고 설명해준다.
 

예수님도 악의 유혹을 받았고, 심지어 그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까지도 그 유혹이 미쳤다. 순식간에 악에 유혹된 이들은 예수님에게 “저 사람이 무슨 권위로 말하는 거야?”하고 의심하고, 돌을 들고 예수님과 논쟁을 벌이며 죽이려 했다. 예수님의 활동은 대부분 이처럼 악마와의 대결이었다.
 

악의 ‘유혹’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재물, 허영, 교만, 파괴, 타락 등 셀 수 없이 많다. 교황은 모든 이를 위해 주어진 재물을 오직 ‘나만의 빵’을 만드는 데에만 쓰지 말라고 경고한다. 재물로 인해 남을 무시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신의 영예를 스스로 드높이는 허영심에 가득 차게 되며, 나아가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두는 교만이 자리 잡게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가 재물에만 욕심을 내다가 쉽게 사로잡힐 수 있는 ‘악의 유혹 체계’인 셈이다.
 

악마가 좋아하는 것은 인간의 불일치, 비인간화다. 1, 2차 세계대전으로 비인간화의 끝을 맛본 인간 세계는 오늘날 상대를 향한 또 다른 무기인 ‘혀’로 전쟁하고 있다. 교황은 험담으로 무장한 혀가 일으키는 전쟁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고, ‘세속의 유혹’에 나날이 힘없이 무너지는 사회와 교회에 경종을 울린다. 종종 우리는 교회 안에서도 ‘나는 이 단체 회장이 되고 싶어’, ‘이 본당에선 내가 제일 열심히 활동하지’ 하는 세속적인 유혹에 사로잡히곤 한다.
 

교황은 이 같은 유혹이 사제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처할 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은총을 주님께 청하자고 권한다. 남을 깔아뭉개거나 헐뜯는 악의 유혹, 교만과 허영 속에 남을 쉽게 험담해버리는 마음속 부조리에는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과 ‘회개’가 묘약이라는 것이다.
 

교황은 결국 “악마는 교회를 박해한다”고 일러준다. “십자가를 거부하고 회피하는 미지근한 교회는 불쌍합니다! 교회가 ‘점잖게 사회화’한다면 결실을 맺지 못할 것입니다.” 교황은 교회가 커다란 악의 유혹에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결국 복음을 부끄러워하고 증언하길 두려워한 대가로 하느님의 백성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교황의 말처럼 우리는 악의 활동 목적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끝날까지 악마와 싸워야 한다. 그리스도인 각자는 늘 악을 식별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며,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과 믿음의 방패를 지녀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겐 세례로 말미암아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칼, 그리고 기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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