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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태 반대, 더 이상 당위에 머물러선 안 된다

[사설] 낙태 반대, 더 이상 당위에 머물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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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3 발행 [1501호]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가리고 있다. 2012년 낙태죄 합헌 결정이 났지만 2017년 청와대에 낙태죄 폐지 청원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세포 대신 여성 인권이나 신경쓰라’고 외치는 여성단체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헌재 판결을 앞두고,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생명을 지키는 판결을 내려주고, 양육비 책임법으로 국가와 남성에 대한 책임을 보완해달라”고 입을 열었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은 왜 태아 생명권과 대립하는가. 이성효 주교는 임신의 공동책임자인 남성이 책임을 회피하기에 임신 후 생활이 곤란한 여성이 낙태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와 남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여성과 태아만 남는다. 여성과 태아는 유기적으로 결합한 한 몸인데도, 여성은 태아를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존재로 인식한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물질만능주의가 이 논리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태아의 생명권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그 무엇보다도 태아의 생명권을 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톨릭을 잘 드러내는 핵심은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육화(강생)에 있다. 하느님은 수정체였으며 배아였고, 보잘것없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와 함께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이다.

이 주교는 더 이상 교회가 ‘낙태는 안 된다’는 당위에 머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교회의 생명운동은 새 국면을 맞았다. 울고 있는 미혼모의 손을 잡아주고, 낙태 논란에서 배제됐던 남성의 책임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낙태하지 않아도 되는 양육 환경이 하루빨리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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