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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생명의 신비상과 유전자 편집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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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9 발행 [1493호]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생명의 신비상 대상 수상자가 6년 만에 나왔다. 대상 수상자 공영윤 교수는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성호르몬과 근육 형성 관계를 밝혀냈다. 이 연구로 근육 손실, 근이양증 같은 근육 질환 난치병 치료에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최근 한 중국인 과학자가 유전자 편집으로 쌍둥이 여아를 출산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이 과학자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에이즈 유발 유전자를 편집했다고 밝혔다. 인간 배아에서 우월한 유전자를 선택해 편집하고, 교정하는 일은 인간 생명의 존엄을 거스르는 일이다. ‘하느님 사랑의 절정’(「생명의 복음」 2항 참조)인 인간 생명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통제하고 지배하는 실험 도구가 될 수 없다.

공영윤 교수와 중국인 과학자의 연구는 현대의 과학기술이 취할 수 있는 두 가지 측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과학기술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드높이느냐, 아니면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말살시키느냐 하는 두 길이다.

생명위원회는 2005년 황우석 교수 사태를 계기로 설립됐다. 인간 배아를 실험 대상으로 삼는 반생명 문화에 맞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전파하기 위해서다. 위원회는 생명의 신비상을 제정해 과학 기술을 통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드높이고, 생명문화를 증진하는 데 노력해온 연구자와 활동가들을 선정해 격려해왔다.

물질만능주의와 성과주의로 물든 죽음의 문화가 팽배한 지 오래다. 그래서 생명의 신비상 대상 수상자 발굴은 더욱 빛이 난다. 제아무리 어둠이 짙다 해도 빛을 이길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빛이 더욱 밝게 비치도록 생명의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는 일이다. 생명의 신비상은 그 마중물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생명의 빛을 밝히고자 노력해 온 수상자들에게 축하드리며, 우리 사회에 죽음의 문화를 몰아내는 데에 선의를 지닌 모든 이가 함께 힘을 보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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