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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1)낙태 대신 출산을 선택한 엄마, ‘미혼모’

[미혼모에게 용기와 희망을!] (1)낙태 대신 출산을 선택한 엄마, ‘미혼모’

새생명 지켜도 돌아오는 것은 냉대와 빈 통장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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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2 발행 [1492호]


▲ 미혼모들은 홀로 아이를 양육하며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차별과 냉대도 견뎌내야 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양육하는 미혼모도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와 가톨릭평화신문·가톨릭신문이 미혼모 지원을 위한 공동기획을 펼친다. 가톨릭교회가 낙태죄 폐지 반대 서명운동만 할 게 아니라 낙태의 유혹을 이겨내고 생명을 키우는 미혼모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취지다.

낙태는 유혹이다. 낙태의 유혹을 뿌리치고, 출산을 결심한 순간 삶에 위기가 닥친다. 지금 당장 살고 있는 부모 집에서 쫓겨나거나 학업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진다. 경제적 어려움에 편견과 냉대까지 더해진다. “여자가 몸 관리를 못 해 사고를 쳤다”는 뒷말이 따라다닌다. 여성은 출산과 동시에 ‘미혼모’라는 이름으로 모든 어려움을 떠안지만, 같이 사고(?) 친 남성은 연락만 끊으면 모든 것에서 해방된다.

가톨릭평화신문은 미혼모로 살아가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현실을 짚고,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을 탐방해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더 나아가 교회와 국가가 이들을 어떻게 품어야 할지 실질적 대안을 찾아본다.



냉대·차별·생활고로 이어지는 삼중고

25살 최은영(로사, 가명)씨는 홀로 분열뇌증 아이를 키운다. 최씨가 엄마가 된 건 2015년 가을,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남자친구를 만났다. 헤어진 후 임신 사실을 알았다. “낙태하려고 산부인과에 갔는데 거절을 당했어요.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수녀회가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에 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 입양을 생각했어요.”

청소년 시기부터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최씨는 수녀들 도움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태어난 아기는 뇌에 금이 가 있었다. 분열뇌증이었다. 막상 생명을 낳아 품에 안으니 어디론가 보낼 자신이 없어졌다. 작고 사랑스러웠다.

최씨는 엄마가 되고 나서 전혀 다른 삶을 산다. 그를 지지해주던 가족, 친척, 친구의 90%와 연락이 끊겼다. 아니 끊었다. “친한 친구에게 아빠 없이 애 낳아서 키우고 있다고 털어놨는데 그 이야기가 돌고 돌아서 다른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요. 걱정이나 지지였으면 상처를 받지 않았을 텐데…. ‘정말 아빠 없이 아이를 키우느냐?’는 확인 전화를 받고 상처를 받았죠. 친구들이 뒤에서 쑥덕거리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최씨는 친구를 만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들 취업 준비하고 공부하고 있을 텐데…. 내가 너무 초라해 보여서 못 만나겠어요. 이제 대화의 주제도 다르고, 만나면 자존감 떨어지고.”

사실 차별과 냉대는 마음으로 버텨내면 그만이다. 최씨는 생활비가 정말 걱정이라고 했다. 최씨가 정부에서 지원받는 한 달 양육비는 45만 원이다. 다른 엄마들에 비해 최씨는 18만 원을 더 받는다. 장애아동이라서 5만 원이, 미혼모라서 13만 원의 양육비가 더 나온다. 3살 된 아이에게 드는 재활 치료비는 120만 원. 허겁지겁 준비 없이 출산한 탓에 그 흔한 태아보험도 못 들었다. 최씨는 아빠 없이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라는 교집합이 더해져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비난보다 격려하고 지지하는 사회 돼야

2017년 통계청의 연령별 미혼모 현황을 보면 전체 2만 2065명 중 30~40대 미혼모가 1만 5115명(68.5%)으로 가장 많다. 이어 20세 미만 미혼모는 377명으로 1.7%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올해 발표한 ‘양육 미혼모 실태 및 욕구 조사’(미혼모 359명 대상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1.6%는 근로소득이 없고, 미혼모 10명 중 4명은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학교에서는 자퇴를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또 미혼모의 82.7%가 “아이 양육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들었다”고 응답했다.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은 미혼모는 80.5%나 된다. 혼전 임신에 대한 비난을 들었다는 응답도 70.2%였다.

가톨릭교회는 혼전 성관계를 허용하지 않는다. 혼인 서약 없는 남녀의 성적 결합은 쾌락으로만 남는다. 이러한 남녀의 관계는 하느님의 축복을 통한 참된 사랑에 이르기 어렵다. 생명을 창조해서는 안 되는 관계가 되며, 그래서 낙태의 유혹이 크다. 이러한 논리로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가톨릭 신자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정재우(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신부는 최근 열린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학술세미나에서 “가톨릭교회가 낙태 여성을 죄인으로 규정한다”는 발제자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가톨릭교회의 기본 정신은 죄에 대한 반대, 죄인에 대한 자비와 용서다.” 가톨릭교회가 낙태의 유혹을 뿌리치고 생명을 낳아 키우는 미혼모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동익 신부는 “미혼모를 바라보는 차별과 냉대의 시선이 가톨릭 신자라고 덜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자들이 윤리적 엄격주의가 강합니다. 미혼모가 아기를 낳았다는 것을 비난하기보다 미혼모임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낳았다는 것을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마저 미혼모에게 손가락질하면 누가 견딜 수 있겠습니까?”

후원 문의 : 02-727-2352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303-571860 (재)천주교서울대교구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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