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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명화] (50, 끝)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미제레레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명화] (50, 끝)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미제레레

재능으로 복음 전한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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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5 발행 [1491호]
▲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포스터

▲ 조르주 앙리 루오 연작 판화집 ‘미제레레’ 중 멸시받는 그리스도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개봉한 2004년 부활절 세례를 받았다. 영화를 본 후여서 그런지 ‘십자가의 길 14처’를 생생하게 느끼며 기도할 수 있었다. 지금도 볼 때마다 매번 새롭다. 감독 멜 깁슨은 말한다. “이 영화는 적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주제입니다. 경계와 분열을 이기고 많은 사람을 하나로 만들었죠.”

각본부터 감독까지 도맡았던 멜 깁슨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마지막 12시간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스크린으로 재현했다. 재해석 없이 성경을 충실히 묘사했고 장면 연출도 성화 구도를 많이 차용했다. 그리스도는 아람어(Aramaic)를 사용했기에 영화 속 언어는 주로 아람어, 히브리어였다.

로마군의 식민통치를 받던 시대. 예수님께서는 로마군에게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군중 재판을 통해 유죄를 선고받는다. 군중의 분노가 두려웠던 집정관 본시오 빌라도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에서 유다 사회에 혼란을 주었다는 죄목으로 최고 형벌인 십자가형을 내린다.

자신에게 매질하고 창으로 찌르는 사람들에게조차 분노나 원망을 품지 않고 성실히 말씀을 지키는 예수님은 진정 하느님의 아들이셨다. 고문실에서 형장까지 예수님의 살점이 찢어질 때마다 성모님의 심장이 성경 속 예언처럼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고통의 여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루카 2,35 참조)이라는 말씀이 영상으로 재현됐다.

멜 깁슨은 영화를 시작하면서 겪었던 영혼의 깊은 상처와 어려움을 오히려 영화를 찍으면서 치유 받았다고 고백한다. 이는 마치 프랑스 20세기 최고의 종교화가 조르주 앙리 루오(1871~1958)가 58매에 달하는 연작 판화집 ‘미제레레’를 발간하려 했던 노력과도 닮았다.

1927년 발표된 ‘미제레레’는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뜻으로, 데생 작품들을 동판으로 제작한 종교화 모음집이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을 겪던 루오는 전쟁으로 고통받던 비참하고 가난한 이들을 판화에 그려냈다. 그리고 이들과 예수님의 고난을 대비한다. 화집은 예수님이 사람의 아들로 오셔서 돌아가시고 묻히셨다가 부활하신 사건이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처럼 깨닫게 한다.

때때로 우리는 예술가들의 땀과 눈물의 결실인 예술 작품을 통해 치유와 영감을 얻는다. 멜 깁슨과 조르주 앙리 루오는 자신의 재능을 바쳐 성실히 복음을 전했다. 하느님의 사랑이 모두에게 전해지도록 말이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여기까지 왔다. 50회에 걸친 영화와 명화 속 여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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