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교회의 미래 ‘청년들’이 주인공 되는 사목이 필요하다
청년들을 위한 세계주교시노드 폐막 후 …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전국 청년 대표자 모임 열려
2018. 11. 11발행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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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사목위원회 청년 대표자들이 3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신앙생활의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세계 교회의 눈과 귀는 바티칸을 향했다. 전 세계 주교들은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시노드)에 참석해 이 시대 청년들과 ‘함께 걷기’ 위한 지혜를 탐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28일 시노드 폐막 미사 강론에서 “우리 사목자들이 행여나 젊은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면, 또 우리 마음은 열지 않은 채 젊은이들 귀만 가득 채우려고 했다면 용서해 달라”고 청했다.

시노드 직후 한국 교회도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3일 전국 청년 대표자 모임을 열고 교회를 향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청년사목위에서 평신도 청년들을 한자리에 모아 사목 방향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장 정순택 주교와 총무 김성훈 신부, 전국 14개 교구에서 참가한 청년 27명은 3시간 넘게 열띤 대화를 나눴다. 가톨릭학생회, 본당 청년회장, 교구 청년연합회, 청년성서모임 등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허심탄회하게 고민 보따리를 늘어놓았다. 그 가운데 높은 공감대를 얻은 발언들을 정리했다.



▲ 지쳐가는 봉사자, 우리는 교회 소모품인가요?

“교회 활동을 해보면 봉사하는 청년은 거기서 거기예요. 본당 일 하는 사람이 교구에서, 또 다른 단체에서 일하다 보니 결국 부담이 쌓이고 지쳐서 냉담한 경우가 많아요.”(광주 신재덕 발렌티노)

“교회가 봉사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의존하고 있어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면 일정 부분 고용을 하고 청년들은 진짜 봉사만 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봉사자도 힘을 얻고 신앙을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주 김경주 치릴로)



▲ 늘어나는 ‘나이 든 청년’, 몇 살까지 청년인가요?

“오늘날 청년의 범주가 너무 다양해요. 결혼했지만 나이가 어린 경우, 미혼이지만 40대를 넘긴 경우, 청년과 장년의 경계에서 나이 때문에 봉사할 시간과 의지, 열정, 기회가 있는데도 스스로 위축되는 일이 많습니다.”(광주 이민영 로사)



▲ 청년 없는 청년 사목

“청년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우리가 제일 잘 아는데 연수나 피정을 요청하면 지원과 협조보다는 어렵다는 대답을 들을 때가 많아 힘이 빠집니다”(대구 홍대식 대건 안드레아)

“어릴 때부터 너희는 교회 미래의 주인공이다는 말을 들었어요. 초중고, 대학생을 지나 어른이 된 지금 저는 언제 주인공이 되나요?”(대전 허현 안젤로)



▲가톨릭 청년 겨냥한 유사종교의 마수

“대학교 안에 유사종교동아리가 많은데 학칙으로 제한을 두지 않아요. 그렇다 보니 가톨릭 학생들이 유사종교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생들을 위한 신천지 대응과 교육이 시급합니다”(청주 신민경 유스티나)

“가톨릭 청년들의 기본적인 교리교육이 부족한 것 같아요. 주위를 보면 성당에 수십 년을 다녔는데도 성경 공부를 제대로 한 적 없다는 청년들이 많아요. 신천지가 소규모 성경 공부로 청년들을 유혹한다는데 우리도 성서 모임을 더욱 다양하게 늘려야 합니다”(마산 구미정 미카엘라)



▲ 신앙생활=시간 뺏기는 일?

“행사를 기획해보면 애걸복걸해서 끌어와야 할 정도로 청년들 참여가 저조합니다. 2박 3일 피정을 가려 해도 어느 회사가 금요일에 연차를 내주겠어요? 청년들 주거환경을 생각하면 출퇴근 시간도 길고 회사 눈치도 보이고…성당에 나오려면 현실의 장벽이 꽤 큽니다”(인천 정백현 안드레아)

“학생은 시간은 있지만, 돈이 없고, 직장인은 돈은 있지만, 시간이 없어요. 사목 프로그램 아무리 좋아도 현실적으로 왜 청년들 왜 못 오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마산 정성영 그레고리오)



정순택 주교는 “오늘날 젊은이사목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교회는 가르치고, 청년들은 배우는 관계가 아니라 청년들이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바른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교회는 동반하며 돕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 모임은 2019년 5월 열릴 예정이며 각 교구의 청년 사목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유은재 기자 you@cpbc.co.kr





세계주교시노드에 참석하고 돌아온 정순택 주교 미니 인터뷰




“오늘날 청년들의 성소 식별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세속주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소 식별은 ‘하느님이 바라는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세상적 가치에 맞춰 성공을 추구하며 살다 보니 성소 식별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열린 한 달간의 주교 시노드를 마치고 귀국한 정순택 주교는 “성소 식별을 위해 청년들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야 하며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신앙”이라고 강조했다.

“신앙이란 바쁘게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성당에 와라, 봉사하라, 단체에서 활동하라고 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 밖에서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판단하고, 하느님 앞에 보람있는 삶을 성취할 수 있도록 세상을 뚫고 나가는 힘을 길러내는 것이 신앙입니다. 오늘 청년 대표자 모임에서 많은 청년이 지적했듯 성당 ‘일’을 주기보단 가치관을 바로 세워나갈 수 있도록 사목하고 동반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입니다.”

정순택 주교는 시노드 참가 소감에 대해서는 “시노드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공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늘날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교회가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바라보는 자리였다”며 “각 지역 교회에서 구체적 현실 안에서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왔다”고 말했다. 정 주교는 “청년을 주제로 시노드가 열렸는데도 정작 청년들은 시노드가 열렸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세계 교회의 문헌들이 우리 청년들에게 더 공유되고 직접적인 목소리가 울릴 수 있도록 사목자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청년 기간이 곧 성소 식별의 기간인 만큼 청년사목과 성소사목을 연결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성소 식별을 이야기할 때 사제, 수도자, 평신도 세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하느님 앞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우리 교회는 주로 ‘사제 성소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더 큰 눈으로 성소 사목과 청년 사목을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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