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사람들
매끼 밥상에서 농민들의 노고 떠올려야
전은지(헬레나, 교계사회부 기자)
2018. 11. 11발행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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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남기지 마. 쌀 한 톨 짓는데 여든여덟 번의 손길이 필요해.”

한자 ‘米(쌀 미)’를 분해하면 ‘팔십팔(八十八)’. 농사를 짓는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밥을 매일 몇 끼나 먹으면서도 그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기는 어렵다.

추수의 기쁨은 하늘과 땅, 하느님과 농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올해는 기록적인 불볕더위와 요란했던 가을 폭우에 농민들의 시름이 유독 깊었다. 지난 주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2018 가을걷이 도ㆍ농대잔치’에서 만난 농민들도 그랬다. 날이 뜨거워 생강 같은 뿌리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고, 사과 크기는 훨씬 작아졌다고 한숨 쉬었다. 그러면서도 농민들은 “좋은 먹거리를 위해 유기농으로 생산했다”고 거듭 자랑했다.

좋은 수확물은 분명 자연의 도움으로 완성된다. 그러나 수확물의 ‘정당한 대가’는 소비자의 관심이 좌우한다. 최근 쌀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밥 한 공기 가격은 200원꼴이다. 쌀 한 가마(80㎏) 단위로 산정되는 쌀 목표가격 18만 8192원에서 나온 계산이다. 농민들은 5년에 한 번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고시하는 쌀 목표가격으로 소득을 보전받는다. 쌀 목표가격은 13년 동안 딱 한 번 인상됐다. 소비자 물가는 인상돼도 쌀값은 오르지 않았다.

쌀 목표가격이 정해지는 올해, 농민들은 ‘밥 한 공기 300원’을 목표로 가격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볏단을 손에 쥐고 외치는 농민들의 목소리는 도시인들에겐 여전히 낯설다.

가을걷이 감사 미사에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는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이웃사랑은 ‘정당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구매하고, 땀흘린 농민들이 적절히 보상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 권리를 외치듯 농민들 또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매일 마주하는 밥상에서 한 번쯤은 그들의 노고를 떠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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