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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혼모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회로

[사설] 미혼모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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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1 발행 [1489호]


사제 생활 대부분을 생명운동에 바쳐온 서울대교구 이동익 신부가 미혼모 지원을 위한 기금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금까지 교회의 생명운동은 반생명 문화에 맞서 생명의 존엄함을 설파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 신부는 낙태 반대를 넘어 미혼모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생명존중운동을 시작했다.

가톨릭 교회는 죽음의 문화가 판치는 이 시대에 인간 생명의 가치를 수호하고, 교회 가르침을 전하는데 힘써왔다. 교회는 끊임없이 생명의 존엄성을 말하지만 신자들의 피부에는 잘 와 닿지 않았다. 이동익 신부는 20년 전부터 본당에서 미혼모를 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권유해왔다. 그러나 윤리적 엄격성이 강한 신자들의 냉대가 심해 어렵다는 답변에서 교회의 생명 의식 수준을 알 수 있다.

가톨릭 신자들도 미혼모들을 냉대하고 차별한다. 전국 2만 4000여 명(2015년 기준) 미혼모는 소득ㆍ교육ㆍ주거ㆍ양육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용기 있게 생명을 선택해 양육하는 미혼모에게 요구되는 것은 더 큰 용기다. 생계 유지와 자립도 어려운데, 사회적 차별과 냉대가 더해진다.

우리부터 미혼모를 향한 싸늘한 시선을 거둘 때다. 윤리신학 박사로, 오랫동안 생명운동가로 목소리를 냈던 이 신부의 결단에 고통받는 많은 미혼모가 다시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길 바란다. 미혼모를 손가락질하는 사회가 아닌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미혼모가 아닌 평범한 부부가 한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미혼모가 아기를 낳았다고 손가락질하는 사회가 아닌 격려하고 응원하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 미혼모의 아기도 생명이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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