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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교육부 장관에게 바란다(백형찬, 라이문도, 서울예대 교육학 교수)

[시사진단]교육부 장관에게 바란다(백형찬, 라이문도, 서울예대 교육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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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4 발행 [1488호]





교육부는 학생들이 자신의 소질과 재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정부부처다. 그런데 교육부가 이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다. 최근에는 교육부를 아예 폐지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유은혜(아녜스) 새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이 어디가 잘못됐는지 잘 알고 있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장관이기에 교육학자로서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교육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교육의 뜻을 살펴보자. 한자어 敎育(교육)에서 ‘敎’(교)에는 선생님이 막대기를 들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어린이는 공손하게 이를 본받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育’(육)에는 어머니가 아이를 가슴에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이 들어 있다. 영어에서 ‘education’은 e(밖으로)와 duco(꺼내다)가 합쳐진 말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교육을 ‘산파술’이라 했다. 결국 교육이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소질과 재능을 잘 이끌어내는 것이다. 「논어」에 ‘싹은 솟았어도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이 있다.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조기교육, 유아교육, 초등교육, 직업교육에서 이 의미를 잘 살펴야 한다.

둘째, 교육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 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이라고 교육기본법에 명시돼 있다. 세계 최고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인간’을 뜻한다. 이는 전인교육을 통해 길러진다. 전인이란 지(높은 지식)와 덕(따뜻한 가슴)과 체(건강한 몸)가 조화를 이룬 인간을 말한다. 그런데 교육을 더 많이 받을수록 인간성은 메말라간다. 노자의 「도덕경」에 ‘세상에서 그지없이 부드러운 것이 세상에서 더할 수 없이 단단한 것을 이겨낸다’는 말이 있다. 홍익인간을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훌륭한 교육이념을 중등교육에서 꼭 구현해야 한다.

셋째, 교육에 신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모두 신바람 나야 교육에서 신바람이 날 수 있다. 신바람 나는 교육이 되려면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공자는 ‘무엇인가를 안다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만 못하다.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다. 학생들이 정말 즐길 수 있는 것을 ‘知 好 樂’ 순서로 가르쳐야 한다. 그 경지가 「장자」에 잘 나와 있다. 소뼈를 바르는 기술이 도의 경지까지 이른 사람이 있었다. 그 놀라운 경지에 대해 왕이 물었고 그가 답했다. “처음 소뼈를 바를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은 온통 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삼 년이 지나자 소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은 눈으로 소를 보지 않습니다. 하늘이 원하는 대로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칼을 움직이면 어느새 소뼈는 완전히 발라집니다.” 이런 원리를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 현재 고등교육은 너무 많은 정부 간섭에 시달리고 있다. 간섭은 신바람을 죽인다.

우리나라 교육은 서양 교육의 전시장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제 동양 정신으로 잘못된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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