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교황, 문재인 대통령에게 왜 이런 말 했나
2018. 11. 04발행 [1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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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배웅하면서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격려했다. 교황은 평소 성직자와 수도자들, 그리고 역경 속에서 복음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나면 “두려워하지 마라”고 다독인다.

이 권고는 성경에 70번 이상 등장한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기 위해 나타나 하신 첫 말씀이 “두려워하지 마라”(창세 15,1)는 것이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사도들과 여인들에게 “두려워하지 마라”고 안심시킨 뒤 당신 말씀을 이어갔다. 주님의 천사들도 마리아와 요셉에게 이 말을 하고 나서 하느님 아들의 잉태를 예고했다.

이 짧은 권고를 현대인들 뇌리에 각인시킨 이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10월 22일 성 베드로 광장 즉위 미사에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리스도께 문을 활짝 여십시오!”라고 외쳤다. 이후 베드로 직무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 권고를 상기시켰다. 문헌 「평신도 그리스도인」(1988)에도 즉위 미사 강론의 이 부분을 34항에 통째로 넣었다. 성인은 이 권고를 반복한 이유를 훗날 이렇게 설명했다.

“서양과 동양, 남반구와 북반구에서 일고 있는 불안한 세계 상황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모든 이에게 전하는 권고였습니다.… 왜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까요? 인간은 하느님으로부터 구원받았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고, 어둠이 이겨본 적이 없는(요한 1,5 참조)’ 빛입니다.”(수상집 「희망의 문턱을 넘어」 225쪽)

공산권 국가 폴란드 출신으로, 성모 신심이 특별했던 성인은 “이 권고는 부질없이 외치는 말이 아니다. 복음서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야스나고라(폴란드의 대표적 성모성지)의 당신 어머니 입을 통해 해주신 말씀이다”라고 덧붙였다. 성인은 특히 동구권 공산주의 몰락에 개입하는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스스로 이 말씀을 수없이 되뇌었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17일 수요 일반알현 시간에 성인의 교황 선출 40주년을 기억하면서 이 외침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교황은 “이 말씀은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를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6월 제주 포럼에서 밝혔듯, 막 시작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앞에 어떤 변수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 두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문 대통령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에게 해준 “두려워하지 마라”는 교황의 격려는 더없이 시의적절하다. 이 격려 앞에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라는 말이 생략돼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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