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명화] (46) 카모메 식당 & 파이미오 시나토리움
꾸밈 없는 자연스러움이 주는 위로
2018. 10. 28발행 [1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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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카모메 식당’ 포스터.

▲ 알바 알토 건축물 ‘파이미오 시나토리움’.



빠르고 분주한 삶에 지친 걸까? 주변에서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비단 퇴직을 앞둔 사람들만의 화두가 아니다. 구직활동을 하는 젊은이들조차 고임금의 직장보다 여가가 주어지는 직장을 선호한다. 일로 채워진 삶의 시간표에서 공란을 찾는 것이다.

북유럽 국가의 복지와 생활방식, 교육환경 등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삶이 궁금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음일 뿐, 여전히 일하느라 바쁘다. 그곳으로 떠나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을까? 2006년 개봉한 일본영화 ‘카모메(갈매기) 식당’은 소소한 여유를 맛보게 하고, 치유를 선사한다.

핀란드 헬싱키의 작은 골목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일본 식당. 식당 안에는 손님 한 명 없다. 일본인 식당의 주인은 자신의 비장의 무기인 일본식 삼각 김밥으로 장사의 승부를 걸 작정이다. 오래도록 손님이 없어도 차분히 요리를 개발하며 뚝심 좋게 기다리던 중, 하나둘씩 저마다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식당에 찾아든다.

일본 문화를 좋아해 일본말을 잘하는 핀란드 사람. 식당 사장보다 더 대책 없이,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눈감고 손가락으로 선택한 헬싱키로 여행 온 일본인. 일본 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곡 가사처럼 묘한 동질감이 느껴지는 사람들. 공항에서 짐을 찾지 못하고 헬싱키에 머무르며 방황하는 일본인 등 다양한 사람이 식당으로 모여든다.

영화는 정갈한 일본 음식을 맛보기 위해 식당을 찾는 동네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물 흐르듯 비춘다.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낯선 땅에서 음식을 두고 서로 마음을 여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곳에서 자신답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특별하다.

카모메 식당 속 테이블과 의자와 소품들, 북유럽 스타일로 알려진 둥글둥글한 원목 가구, 소박한 장식, 채광이 잘 되는 창문 등은 북유럽 모더니즘 선구자이자 건축가, 가구 디자이너인 알바 알토(1898~1976)의 영향을 받았다. 그는 디자인의 모티브를 자연에서 얻었다. 그는 자연은 직선이 아니라 모두 곡선으로 이뤄져 있으며, 곡선은 우리를 편안하게 한다고 말했다.

30대에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은 알바 알토는 고국인 핀란드로 돌아가 결핵 요양소 ‘파이미오 시나토리움’을 만든다. 건물뿐 아니라 그 안을 채운 모든 가구와 조명까지도 직접 디자인했다. 그는 자연을 닮은 디자인으로 환우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한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지만, 휘어지는 나무로 제작된 가구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알바 알토다. 그의 디자인은 여전히 편안하다. 영화 속 음식은 카모메 식당을 찾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따뜻한 위로가 됐다. 모두 있는 그대로 그들을 마주하고, 그들이 필요한 것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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