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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한두 잔… 치명적인 여성 알코올 중독

한국중독연구재단(KARF), 여성 특성에 맞는 치료 프로그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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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07 발행 [1484호]
▲ 알코올 사용 장애 진단은 음주량이 아닌 음주 후 나타나는 행동과 심리를 기준으로 한다. 소량이라도 자주 마시면 음주 문제를 겪을 수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이은옥(요세피나, 61, 춘천교구 운천본당)씨는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슬픔을 매일 밤, 술을 마시며 달랬다. 잠을 청하기 위해 한두 잔씩 마시던 술은 어느새 일상을 파괴했고, 절박한 심정으로 한국중독연구재단(KARF) 카프성모병원(이사장 유경촌 주교)의 문을 두드린 후에야 ‘알코올 사용 장애’를 극복했다.

알코올 사용 장애, 일명 알코올 중독으로 문제를 겪는 여성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7년 발표한 조사에서도 최근 5년간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는 남성은 5.1% 감소했지만, 여성은 7.3%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키친드링커(Kitchen Drinker)’가 늘어나는 추세다. 키친드링커는 남편과 자녀가 없는 낮 시간대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알코올 사용 장애 여성을 일컫는다.

여성 음주 환자가 증가하면서 카프성모병원은 여성 환자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카프성모병원 단주 모임 △A.A.(Alcoholics Anonymous) 모임 등이 그 예다. 환자들은 주 1~2회 자발적으로 모여 고민을 나눈다.

단주 모임 회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자존감 높이기’. 여성이 술에 의존하는 주된 원인은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다. 이혜련 카프이용센터 사무국장은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가 감수성이 예민하고, 기분장애 발병률도 높다”며 “가정 문제나 개인 스트레스가 기분장애와 복합적으로 발생해 술에 의존하는 만큼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단주 모임 회원들은 “나는 정직하고 겸손한 태도로 나의 문제를 돌아보고 공유하겠다”고 외치면서 모임을 시작한다.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고 되뇌는 것이 치료의 첫 시작인 셈이다. 또한, 자신의 문제를 회원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를 들은 회원들은 서로 격려하고 조언한다. 1년 반째 단주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이은옥씨도 “서로 어떻게 단주를 실천하고 있는지 경험담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주 모임의 중요한 규칙 중 하나는 음주량을 줄이는 것이 아닌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점. 단주 모임에는 입원 후 최소 60일간 음주 치료를 받고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와 완전히 단주 중인 환자만 참석할 수 있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체내 알코올 흡수율이 높아 한두 잔 마시는 술만으로도 중독 진단을 받기 때문에 기준이 더 엄격하다. 박윤나(가명)씨도 “50대가 돼서 처음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고, 술을 잘 마시지 못해 조금만 마셔도 자꾸 문제를 일으켜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방홍석(바오로) 카프성모병원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여성 환자 중 30~40대에 술을 처음 마시고 중독에 빠진 환자들이 많다”며 “음주량이 많은 게 아니라 매일 한두 캔씩 마시고 의지하던 맥주로 인해 알코올 사용 장애 진단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단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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