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사람들
[세상속으로] AI(인공지능) 스피커와 매일미사
이상도(요한 사도, 선임기자)
2018. 10. 07발행 [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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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장난감이나 놀이에 지친 아이들을 달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영화였다. 짱구 시리즈나 코난 같은 만화영화, 영화 해리포터가 녹화된 테이프를 틀어주면 아이들은 1~2시간 조용해진다. 2000년대 들어선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런 필수품목에 최근 한 가지 물건이 추가됐다. 바로 인공지능(AI) 스피커다. 궁금한 게 많은 아이가 아무리 물어도 귀찮아하지 않고, 원하는 노래를 끊임없이 들려주는 AI 스피커는 아이들의 보물창고로 변신했다.

그런데 AI 스피커가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출시 초기 노래를 들려주고 날씨를 알려주던 수준에서 최근에는 어학사전과 실시간 검색어 확인, 택시 부르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탑재되고 있다. 종교 콘텐츠도 그중 하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8월부터 카카오미니에 매일미사와 복음, 시간전례(성무일도) 등 가톨릭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매일미사 들려줘’라고 한마디만 하면 ‘오늘의 강론 들려줄게요’라는 대답과 함께 강론을 들을 수 있다.

AI 스피커가 관심을 받는 것은 미래의 먹거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AI 스피커가 집안에 있는 각종 기기를 통제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AI 스피커를 이용해 노래를 듣고 영화를 찾는 것은 물론 집안의 전등을 끄거나 보일러를 돌리고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AI 스피커 시장이 커지자 기업 간 경쟁도 불꽃이 튀고 있다. 이미 카카오와 네이버, KT, SK텔레콤 등 IT 선두업체들이 앞다퉈 AI 스피커를 출시했다. 9월엔 세계 AI 스피커 시장의 최강자 구글이 국내에 상륙했고 삼성전자도 곧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음원, 영화, 전자기기 등 자사 콘텐츠를 늘리기 위한 서비스 진영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카오미니에 가톨릭 콘텐츠가 탑재된 것도 이런 전략과 무관치 않다.

최근 가톨릭교회에서는 각종 디지털기기를 어떻게 수용할지를 놓고 다양한 견해가 표출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디지털기기가 기도와 반성이 없는 비복음적 삶으로 이끌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시대 변화에 걸맞게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1963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채택한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 「놀라운 기술(Inter Mirifica)」에서 “인간 재능이 피조물에서 이끌어낸 놀라운 기술의 발명 가운데 인쇄기, 영사기, 라디오, 텔레비전과 기타 유사한 매체는 대중과 온 인류사회에 다가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사회 커뮤니케이션 매체와 관련된 주요 문제들을 다루는 것을 임무로 여기고, 제시하는 원칙과 규범이 그리스도의 구원뿐만이 아니라 온 인류 사회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선언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구글, 아마존 같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나선 만큼 조만간 AI 스피커는 휴대폰과 TV, 컴퓨터처럼 흔한 기기가 될 게 틀림없다. 빠른 확산과 파급력으로 볼 때 공의회가 언급했던 기계들과 같은 범주에 넣고 대처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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