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 (43) 드라큘라 &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 (43) 드라큘라 &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거울에 비친 우리는 예수님과 닮았는가

Home > 문화출판 >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
2018.10.07 발행 [1484호]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드라큘라’ 포스터.

▲ 얀 반 에이크 작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빛이 너희 가운데에 있는 것도 잠시뿐이다. 빛이 너희 곁에 있는 동안에 걸어가거라. 그래서 어둠이 너희를 덮치지 못하게 하여라. 어둠 속을 걸어가는 사람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요한 12,35) 잠깐의 빛과 끝없는 어둠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전설 속 드라큘라는 어리석게도 하느님을 증오하고 흡혈귀가 돼 영원한 시간을 얻는다.

영국의 괴기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1897년 소설 「드라큘라」. 원조 흡혈귀 소설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영화, 연극과 뮤지컬로 재해석되는 공포물이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 라 감독의 1992년 영화 ‘드라큘라’는 오랫동안 사악한 악마로 묘사된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을 빅토리아 시대의 애틋한 로맨스 주인공으로 표현했다.

전장에서 드라큘라가 죽었다는 거짓 소식에 그의 아내는 절망하고 자살한다. 십자군에 참가해 적을 섬멸하고 나라를 구한 드라큘라. 하지만 아내의 죽음 이후, 자살한 이의 영혼은 구원받지 못한다는 교회의 계율을 듣고 교회를 저주한다. 하느님을 위해 싸웠지만 정작 자신의 유일한 사랑을 빼앗겼다고 느낀 그는 복수를 위해 어둠의 힘을 빌려 흡혈귀가 된다.

드라큘라는 영국에서 400년 전 죽은 아내의 분신인 미나를 찾는다. 산업 발달로 신의 존재보다 돈이 더 중요해진 영국. 미나는 드라큘라에게 반하고 흡혈귀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흡혈귀로 영원히 산다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를 알기에 소중한 연인의 부탁을 거절한다. 이후 십자가 아래에서 미나의 사랑으로 영원히 사는 저주의 마침표를 찍는다.

쇼윈도 유리에 비치지 않는 드라큘라. 런던 거리를 분주히 움직이는 인파 속에서 누구도 흡혈귀에 주목하지 않는다. 거울에도 보이지 않는 흡혈귀. 이 부분이 인간과 흡혈귀의 차이다. 때로 인간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고 성찰한다.

거울은 옛 서양화가들에게 있어서 경쟁 상대이자 스승이었다. 15세기 초, 성 루카 조합에서는 화가와 거울공을 구별하지 않았다고 한다. 화가는 자신의 작업이 거울과 같다고 여겼고, 거울과 경쟁하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했다. 네덜란드의 거장 얀 반 에이크(1390~1441)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화면 중앙에 있는 거울에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동료를 그려 넣었다. 이는 그림을 감상하는 관람객 자신이 화가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처럼 가치 있는 선택을 하려고 애쓰는 이유는 우리의 삶이 유한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스도인으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분명하고 부끄럽지 않길 기도한다. 인간의 어리석음과 어둠의 유혹을 벗어나 예수님의 빛을 따라 인생의 길을 걷고자 한다. 영원한 생명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에게 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



ⓒ 가톨릭평화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보기
첨부파일
발행일자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