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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39) 코러스 & 역풍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39) 코러스 & 역풍

외압에 맞서 신념 지키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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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발행 [1480호]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한다는 건 행운이다. 특히 어리고 힘든 시기에 참된 가르침으로 이끌어준 선생님은 더할 나위 없다. 스승의 언행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삶과 세상의 가치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부모 자식과는 다르게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선택할 수 있다. 거친 세상 속에서 참스승은 제자를 곧게 세우는 무한한 힘이다.

▲ 영화 ‘코러스’ 포스터.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의 작은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한 음악영화 ‘코러스’는 언제 봐도 깊은 감동을 준다.

어느 날, 중년의 유명 작곡가 모항주에게 어린 시절 친구 페피노가 찾아온다. 친구는 오늘의 모항주를 있게 한 마티유 선생님의 일기장을 가지고 왔다. 모항주는 선생님의 일기를 보며 힘들었던 그때를 되돌아본다.

방학이지만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모인 기숙학교. 실패한 작곡가 마티유가 그 기숙학교에 임시직 교사로 부임한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무조건 체벌하는 것이 답이라고 강조하는 교장과 다르게 마티유는 전쟁으로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로하고자 포기했던 음악을 다시 시작한다. 노래를 작곡해 가르치며 아이들의 굳게 닫힌 마음을 두드린다.

아이들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교내에 울려 퍼진다. 어린 학생들은 합창을 통해 자신의 음역도 찾고, 마음에 안식을 얻었다. 마티유는 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창단을 계속 연습시킨다. 문제아로 불렸던 아이들은 학교재단 후원모임에서 마음을 모아 천사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마티유와 아이들은 전보다 자유로운 학교생활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야외수업을 하고 돌아온 선생님과 아이들은 학교에 불이 난 걸 알게 된다. 화재를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기에 교장은 마티유가 학교를 비웠다고 책망하며 사직서를 받는다. 교장은 학생들이 마티유를 배웅하는 것조차 막는다. 그러나 아이들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사랑하는 선생님, 마티유와 작별인사를 한다.

음악교육을 통한 아이들의 자존감 회복은 예술의 치유력과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예술의 힘은 중국의 걸출한 화가이자 훌륭한 미술교육자인 쉬베이홍(1895~1953)의 예술적 이상과 일맥상통한다.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그는 물질적, 정신적으로 동시대 선후배 예술가들을 아낌없이 돕는다.

▲ 쉬베이홍 작 ‘역풍’.



쉬베이홍의 1936년 작품 ‘역풍’은 민중을 다스려지지 않는 참새에 빗대어 그린 그림이다. 역풍을 맞고 날아오르는 참새는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중국 민중을 빗댄 것이다. 참새가 역풍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은 것처럼, 영화 속 아이들은 종이비행기로 교장의 폭압에 대항하며 관객에게 치유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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