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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집,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28) 의정부교구 일산성당

[아버지의 집, 아름다운 성당을 찾아서] (28) 의정부교구 일산성당

신자들의 자비와 용서로 봉헌한 하느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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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9 발행 [1475호]
▲ 일산성당은 세 차례에 걸쳐 신축과 증ㆍ개축을 했다. 지금의 일산성당은 방화범을 용서한 신자들의 사랑으로 세워진 성당이다.






벌써 14년이 지났다. 2004년 5월 1일 자정 무렵 한 신자가 일산성당에 불을 질렀다. 불이 나자 한밤중에도 불구하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많은 신자가 화재 진압에 힘을 보탰다. 몇몇 신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성당 지붕에 올라가 밧줄 하나에 매달려 손도끼로 불붙은 함석 하나하나를 뜯어내고 물을 뿌리는 소방대원들을 도왔다. 5시간에 걸친 진화 작업 끝에 불길을 잡았으나 피해는 상상 이상이었다. 성당 지붕이 다 뜯기고 외벽 일부도 불에 거슬렸다.



성당 복구에 신자들 ‘한마음’


하지만 일산본당 신자들은 좌절하지 않고 복구 작업에 하나가 됐다. 먼저 회심하고 각자의 성화를 위해 기도했다. 방화범을 용서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고, 그가 처벌받지 않도록 마음을 모아 법원에 청원서를 보냈다. 방화범이 징역형을 받자 신자들은 교도소를 찾아 그를 면회하고 정성으로 수형생활을 도왔다. 일산본당 신자들은 무더위와 폭우, 태풍에도 불평하지 않고 천막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성당 복구 기금 마련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신자들의 헌신 덕분에 불난 지 4개월 만에 복구공사를 마감할 수 있었다. 지금의 일산성당은 이렇게 본당 신자들의 자비와 희생으로 마련됐다.



고풍스러운 외형과 현대식 내부가 조화 이뤄





일산본당은 올해로 본당 설정 60주년을 맞았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원일로 57에 자리한 일산성당은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신축과 증ㆍ개축을 했다. 그래서 고풍스러운 외형과 달리 내부는 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단장돼 있다. 외형은 바실리카풍의 장방형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제단 뒤편을 반원형으로 넓혔고, 성당 정면을 종탑과 연결해 공간을 활용했다.

성당 내부는 색유리화로 장식된 큰 창들을 양편에 배열함으로써 밝은 채광을 유지해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둥을 없애 어디에서든 제대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제단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정신에 따라 제대와 감실을 분리하기 위해 이중 구조로 돼 있다. 미사 중에 제대보다 감실에 눈길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제단 중심에는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가 양각된 나무 제대가 설치돼 있다. 제대와 감실을 분리하는 대리석 벽 양편에는 처음과 마지막을 나타내는 헬라어 ‘Α Ω’(알파, 오메가)와 주님 탄생과 재림을 표현한 성화가 장식돼 있다. 제대 뒷벽 반원형 공간에는 감실이 설치돼 있고 그 위에 십자가와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 장면을 색유리화로 꾸며놓았다.

일산성당은 4000평에 가까운 너른 대지를 자랑한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청량제 같은 쉼을 제공해 준다. 성당 뒤편 담장을 따라 조성된 십자가의 길과 로사리오 성모 동산은 최봉자 수녀의 작품이다. 서울 혜화동성당에서도 이 작품을 볼 수 있다. 주차장에는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상이 있다. 1962년 작품으로 지금까지 일산성당과 함께하고 있다.

자비는 하느님의 본성이다. 또한 그리스도인 삶의 토대다. 잘못을 용서하는 사랑의 표현이 바로 자비이기 때문이다. 일산성당은 신자들의 자비로운 행동의 결실이다. 성당에 불을 놓았던 신자는 감옥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저녁으로 주님께 제 죄에 대한 참회의 기도를 바치고, 신부님과 일산본당의 모든 교우의 가정에 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고 편지를 썼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인해 분노가 끊이지 않는다면 일산성당을 찾을 것을 추천한다.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한 성당에서 정의보다 자비가 더 절실함을 외치는 주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은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마태 9,13)라고 말씀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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