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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지도자들 한마음으로 ‘중동 평화’ 기원

교황, 동방 정교회·가톨릭 지도자 등과 이탈리아 바리에서 기도회… ‘무관심에서 깨어나라’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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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5 발행 [1473호]
▲ 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 성 니콜라스 성당 앞에서 중동 평화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교황과 동방 교회 지도자들은 한 목소리로 중동 평화를 기원하고,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날렸다. 【바리(이탈리아)=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폭력과 박해로 신음하는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을 대신해 무관심에서 깨어나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국제 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그리스도인들조차 그리스도교의 요람인 중동을 덮친 비극에 무관심한 것을 두고 ‘공모한(complicit) 침묵’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7일 동방 정교회와 동방 가톨릭교회 지도자 19명을 이탈리아 남동부 항구도시 바리로 초대해 중동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아드리아 해에 접한 폴리아 주의 주도 바리는 예로부터 동서 교류의 관문 역할을 한 곳이다. 동서방 교회 모두에게 추앙받는 성 니콜라스의 유해가 모셔진 도시로도 유명하다.

이날 기도회에는 동방정교회를 대표하는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이집트 콥트 정교회의 타와드로스 2세 교황(콥트교회 수장 호칭), 러시아 정교회 외무담당 힐라리온 대주교 등 동방 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교황과 20명 가까운 동방 교회 지도자들이 한데 모여 중동 평화를 기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이들과 성 니콜라스 성당에 들어가 니콜라스 성인 유해 앞에서 기도하고, 갈라진 형제들의 일치를 염원하면서 기름 등잔에 불을 밝혔다. 교황은 “그리스도인은 모든 것이 밝을 때뿐만 아니라 역사의 어두운 순간에도 빛나는 세상의 빛”이라며 “이 ‘희망의 불’이 계속 퍼져 나가 어둠을 밝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연설에서 중동의 비극적 현실에 대한 세상의 무관심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중동은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고 묻히신 땅인 동시에 신앙의 빛이 세계로 퍼져나간 곳”이라며 “하지만 오늘날 중동은 패권과 부를 좇는 다른 이들에게 짓밟혀 눈물 흘리고 있다”고 통탄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공모한 침묵 속에서 전쟁과 파괴, 근본주의 먹구름이 이 땅을 뒤덮고 있다”고 질타했다. 교황은 “항상 무기가 폭력을 부채질한다”며 분쟁지역에 무기를 제공하면서 지역 패권 다툼을 벌이는 강대국들을 비판했다.

극단주의자들의 박해로 인해 이라크와 시리아 그리스도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난민이 되어 떠도는 현실도 개탄했다. 교황은 “신앙의 형제자매들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며 “중동에 그리스도인이 없으면 더는 중동이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주면서 촉발된 예루살렘의 긴장 국면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교황은 “주님이 지금도 예루살렘을 위해 울고 계신다”며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았지만, 인간들에 의해 상처 난” 예루살렘을 위해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교황과 동방교회 지도자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날리며 중동 평화를 기원했다. 또 비공개 회의를 열고 중동 평화 정착 방안을 논의했다.

중동에서 악명을 떨치던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는 거의 다 붕괴됐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이 시리아와 예멘 등지에서 지역 패권을 노린 싸움을 계속하고 있어 평화 정착은 요원하다.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에 따르면, 이라크 북부의 그리스도인 밀집지역 니네베 평원은 2014년 무장조직들에 의해 초토화됐다. 시리아는 그리스도인 20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피란길에 올랐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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