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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대통령의 선물, 왜 궁금할까

2015년 교황에게 공산주의 상징 담긴 십자가 선물로 ‘논란’ 3년 만에 다시 교황 알현하면서 잉카 전통 문양 목각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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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5 발행 [1473호]
▲ 2015년 대통령 관저를 예방한 교황에게 ‘공산주의 십자가’를 선물하는 모랄레스 대통령. 【CNS 자료 사진】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선물이 이번에는 입방아에 오르지 않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6월 30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면서 사진 액자 한 점과 잉카 전통 문양의 목각을 선물했다. 그 사진은 교황이 2015년 7월 볼리비아를 사목방문했을 때 찍은 것이다.

하지만 2015년 사목방문 때 그가 건넨 선물은 교황은 물론 수행원들을 몹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공산주의의 상징 기호인 ‘낫과 망치’에 예수 그리스도가 못 박혀 매달린 일명 ‘공산주의 십자가’였기 때문이다. 이 상징에는 농민(낫)과 노동자(망치)가 주체가 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 사상이 담겨 있다. 이를 본 교황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화젯거리에 목마른 매스컴이 이 순간을 놓칠 리 없었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교황 방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모랄레스 대통령의 저의를 의심했다. 교황이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교황 음성은 카메라 셔터 소리에 묻혀 판독이 어려웠다. 교황의 개혁적 행보를 우려하는 논조를 펴오던 극보수 언론들은 또 한 번 의심 어린 눈초리로 교황을 바라봤다.

급기야 교황이 로마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수행 기자들에게 “이따금 도발적으로 비치는 저항예술 작품 정도로 알았다. 불쾌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해명(?)해 논란이 가라앉았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사회운동가 출신의 좌파 성향 정치인이다. 2006년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이 된 그는 2019년 4선 연임을 노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출신 교황이 그의 정치 노선을 모를 리 없다. 또 공산주의 십자가 내력도 얼추 알고 있었기에 불쾌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십자가는 볼리비아에서 선교하다 1980년 친정부 무장 조직에 납치, 살해된 에스피날 신부가 만든 것을 본뜬 것이다. 스페인 출신의 예수회 선교사였던 에스피날 신부는 홍보 매체를 통해 독재 정권에 항거하다 살해됐다. 교황청 대변인은 이 십자가를 두고 논란이 일자 “에스피날 신부는 교회와 공산주의자들 간의 대화를 염원하면서 이 십자가를 만들었다. 이념적 도구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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