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목
십시일반 후원으로 출소자 자활 높이고 재범 줄여
기쁨과희망은행 설립 10주년 출소자에게 무담보대출 제공 대출자금 70%는 이웃 후원금
2018. 07. 08발행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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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원(가명)씨는 4년 반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2008년 출소했다. 집에 돌아왔을 땐 부엌에 쌀 한 톨조차 없었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기쁨과희망은행을 떠올리고 문을 두드렸다. 교통비가 없을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지만 기쁨과희망은행에서 열정을 키웠다. 김씨는 중국음식점 창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보증금에 1000만 원을, 음식 재룟값에 1000만 원을 들였다. 김씨는 사업 시작 5년 만인 2014년, 기쁨과희망은행 대출 완납자가 됐다. 김씨는 현재도 어엿한 사장님이다.

출소자들이 자활하는 데 겪는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경제적 문제다.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취업도 쉽지 않다. 사회와 분리된 기간이 길수록 기술을 익혀 적응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출소자들의 경제적, 정신적 자립을 위해 설립된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산하 기쁨과희망은행(담당 현대일 신부)이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출소자나 피해자 가족의 자립을 위한 무담보대출은행인 기쁨과희망은행은 출소한 지 3년 이내 출소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최대 2000만 원까지 창업ㆍ자립 대출금을 지원한다. 기쁨과희망은행이 10년 동안 지원한 대출금은 35억 1611만 3940원(2018년 5월 31일 기준). 창업 교육 수료자는 399명이다. 대출자들의 창업 분야는 다양하다. 도소매 유통업(36%), 서비스업(32%), 요식업(24%), 제조업(8%) 순이다.

기쁨과희망은행의 대출자금 중 약 70%는 개인과 단체 후원금이다. 일정 기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자금을 지원하긴 했지만, 출소자 자활을 위해 이웃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후원이 더 많다.

기쁨과희망은행은 출소자들이 희망을 되찾아 생계를 꾸릴 수 있도록 돕고자 설립됐다. 출소자들이 경제적 빈곤으로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다. 현재까지 대출 완납자는 15명이다. 대출금 규모에 비해 완납률이 턱없이 적다는 지적도 있으나 기쁨과희망은행의 목적은 대출금 회수가 아닌, 출소자의 ‘자활’이다. 사회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현대일 신부는 “사회 구성원이 편견을 깨고 출소자를 보듬어야 재범 비율을 낮추고,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을 받은 출소자들은 기쁨과희망은행에서 창업 컨설팅을 받고 심리적 도움도 받는다. 기쁨과희망은행은 대출자들을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월 1회 ‘가온길 모임’을 진행하며 대출자와 신뢰를 쌓는다. 교도관, 은행원, 세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창업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이들의 고민해결을 돕는다.

김일호(미카엘) 기쁨과희망은행 본부장은 “출소자 대부분은 아무에게나 쉽게 마음을 터놓지 못한다”며 “창업 후에도 경영의 어려움이나 감정을 터놓을 수 있도록 만남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혁(가명)씨는 “기쁨과희망은행이 진행하는 정기적인 멘토링은 가게를 운영하며 느낀 어려움을 해결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기쁨과희망은행은 출소자의 지원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대출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수창업, 채용연계 방식으로 출소자를 도울 계획이다. 현 신부는 “전문가가 멘토가 돼 창업을 돕거나 출소자가 교육을 받고 점포를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며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개념에서 벗어나 출소자들의 자활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은지 기자 eunz@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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