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아베마리아 작곡가 구노, 한국 순교자를 현양하다
앵베르 주교 등 순교 소식 듣고 천상 승리 축하 현양곡 헌정
2018. 06. 17발행 [1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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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생 200주년을 맞는 샤를 프랑수아 구노.

▲ 샤를르 쿠베르탕이 그린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위앵(왼쪽부터)·볼리외·도리·브르트니애르 신부의 파견 예식 장면. 이들의 파견 예식은 조선을 향해 파리를 떠나던 1864년 7월15일경에 행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소는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였다. 그림 맨 왼편의 위앵(1836~1866,성인) 신부는 어머니인 듯한 중년 여인의 어깨를 보듬고 위로하고 있고, 볼리외(1840~1866,성인) 신부는 구노와 작별의 입맞춤을 하고 있다.



근대 음악의 거장 샤를 프랑수아 구노(1818~1893) 탄생 200주년 기념 음악회가 9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렸다.

구노는 파리외방전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사제가 되기 위해 생 쉴피스 신학교에서 1846년부터 2년간 신학 공부를 해 파리외방전교회와 돈독한 친분을 맺고 있었다. 신학교 시절 그는 성음악 작곡에 몰두했으나 1848년 학교를 나온 후부터는 오페라 작곡에 열정을 쏟았다.

구노는 한국 천주교회와 인연이 각별한 작곡가다. 「가톨릭 성가」 284번 ‘무궁무진세에’를 작곡한 이가 바로 구노다. 그는 로마 유학을 하면서 가톨릭 신앙과 교회 음악에 젖어 있을 때 파리외방전교회 조선 선교사 앵베르 주교와 모방ㆍ샤스탕 신부 순교 소식을 듣는다. 세 선교사는 1839년 9월 21일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구노는 이들의 천상 승리를 축하하며 현양곡을 지었다.

이 곡의 원제목은 ‘순교자 찬가’이다. 가사 없이 연주곡으로 사랑받던 이 곡에 「한국천주교회사」 저자인 샤를르 달레 신부가 노랫말을 지어 완성했다. 달레 신부는 1861년 절친했던 동료 선교사 베나르 신부가 베트남에서 순교하자 그를 위한 시를 쓰고 구노에게 양해를 구하고 ‘순교자 찬가’의 노랫말로 붙였다. 따라서 ‘순교자 찬가’는 한국 순교자들을 위해 지은 곡에다 베트남 순교자를 위한 노랫말이 합쳐져 완성된 곡이다. 달레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오 하느님, 보소서. 당신 병사들의 월계관과 영광을. 하느님 힘으로 저희 순교자들은 승리했으니 이 장엄한 날에 저희 맹세를 들어 주소서. 이날은 구원과 평화, 해방의 날, 이날은 탄생의 날, 하늘에서 성인들이 태어나는 날. 우리 순교자들의 어머니요 여왕이며 보호자시여 저희에게 기도하는 법을, 고통을 참고 견디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저희 모두는 이 월계관을 받기를 원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죽기를 바랍니다.”

한국 신자들이 애창하고 있는 ‘무궁무진세에’ 노랫말은 작가 미상의 순수 한국 순교 복자 찬미 글이다.

이 곡은 1925년 한국 순교 복자 79위 시복을 기념해 같은 해 프랑스 슈당(Choudens)출판사 악보집으로 발간됐다. 한국교회사연구소 고문서고 담당 고(故) 최승룡 신부가 이 악보집을 2004년 파리외방전교회 고문서고에서 찾아냈다. 현재 악보집은 파리외방전교회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또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박물관에는 1850년대 제작된 프랑스제 풍금(harmomium) 한 대가 전시돼 있다. 구노가 선물한 풍금이라고 전해지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한국 교회 신자들 사이에서만 마치 진실인 양 전해지는 구노의 곡이 있다. 바로 ‘아베 마리아’이다. 어떤 이들은 앵베르 주교의 순교를, 또 다른 이들은 다블뤼 주교의 순교를 슬퍼하며 구노가 ‘아베 마리아’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모두 ‘가짜 뉴스’이다.

구노의 ‘아베 마리아’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bwv846 중 전주곡 1번을 편곡한 곡이다. 구노는 이 편곡을 ‘바흐의 피아노를 위한 전주곡 1번에 의한 명상’이란 제목으로 가사 없는 연주곡으로 1853년 출판했다. 또 같은 해 알퐁스 드 라마르틴의 시 ‘생명의 책’에 있는 연애시를 노랫말로 붙여 다시 한 번 선보였다.

구노는 1859년 이 곡을 여제자 로살리에 주세에게 헌정했고, 로살리에의 시어머니 오렐리 주세는 곡 분위기와 가사가 어울리지 않는다며 라틴어 성모송인 ‘아베 마리아’를 노랫말로 할 것을 제안해 새 곡으로 탄생했다. 따라서 구노의 ‘아베 마리아’를 한국에서 순교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과 엮는 것은 잘못 포장한 이야기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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