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사람들
북한에 왜 가냐고요? 환자 만나고 대화하기 위해
최근 북한에 다녀온 함제도 신부(메리놀 외방 선교회)
2018. 06. 10발행 [1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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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가톨릭회관의 한 식당에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설 평화나눔연구소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함제도(가운데) 신부가 58번째 방북에 얽힌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메리놀 외방 선교회 한국지부장 함제도(Gerard E. Hammond) 신부가 86세 노구를 이끌고 최근 또 다시 북한에 다녀왔다. 4ㆍ27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4월 30일부터 5월 12일까지 12박 13일의 예년보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어김없이 평안남ㆍ북도 일대 결핵내성센터 12곳 중 6곳을 들러 결핵환자들을 돌봤다. 58번째 방북이었다.

이번에는 일행 25명 중 파리 외방 전교회와 과달루페 외방 선교회,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에서 수도자와 선교 사제들이 함께해 더 뜻깊은 방북이었다.

이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설 평화나눔연구소(소장 최진우)는 1일 함제도 신부를 초청,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정세덕 신부, 소장인 최진우(스테파노) 한양대 교수와 연구위원 등 모두 11명이 함께한 가운데 토론회(콜로키움)를 열고, 방북 얘기를 들었다.

이번에도 유진벨재단의 실무 이사로 방북했던 함 신부는 “4ㆍ27 남북 정상회담을 북한 사람들과 현지에서 TV로 지켜봤는데, 북한 사람들은 좋다, 나쁘다 하는 얘기 없이 환자들에게는 정상회담 얘기를 하지 말라고만 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대북 지원을 해온 우리는 물론 습관적으로 정치나 경제 얘기를 하지 않지만, 평양에서 보게된 이번 정상회담은 굉장히 흥분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럼에도 우린 무조건 환자 얘기만 하다 왔다”고 방북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함 신부는 이어 “북한에 왜 가느냐?”고 스스로 질문한 뒤 “메리놀회가 평안남북도에서 선교를 시작한 건 평양교구 설립(1927년)에 4년 앞선 1923년이었다”며 “우리는 평안도 선교지를 잊으면 안 되기에 북한에 50번도 넘게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 신부는 “파리 외방 전교회는 의료기기를, 과달루페회는 약품을, 오블라띠회는 사진을 맡고 전 객담 받는 일을 도왔다”며 “환자들과 거의 대화를 하지는 못하지만, 접촉을 통해 눈빛으로나마 ‘살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에게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재단에서 돌보는 북측 결핵 내성환자는 2000명 안팎인데, 6개월에 한 번씩 방북해 약을 주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을에도 또 다시 방북할 계획”이라며 “이들 중 80%는 꾸준히 치료를 받아 낫고, 20%는 병고 속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함 신부는 또 “한반도가 평화로워지려면, 신앙인의 눈으로 북한을 바라보고 기도해야 한다”면서 “또한, 기도와 함께 민족 화해를 해야 하고, 한발짝 한발짝씩(step by step) 차근차근 북한 사람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함 신부는 “제가 북한에 가는 이유는 환자를 돌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분단의 와중에서 순교한 평양대목구장 홍용호 주교님과 교구 사제단을 기억하는 성지순례라는 목적도 있다”며 “이제 한국 신부님들도 북녘 형제들과 접촉을 통해 대화하면서 북한을 도울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무관심”이라며 “그래서 북한의 고통받는 교회, 홍용호 주교님과 교구 사제들, 고통받는 민족을 위해 우리는 매일 기도해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글·사진=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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