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그림자에 뿔 그려 퍼뜨리다니
교황, 홍보 주일 담화 통해 가짜 뉴스의 속성 지적 ‘가짜 뉴스 바이러스 해독은 진리로 정화해야’ 강조
2018. 06. 10발행 [1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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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와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왼쪽) 누군가 악의를 갖고 그림자 머리 부분에 뿔을 달아놓은 조작 사진(오른쪽 원 부분)을 퍼뜨렸다.





뉴스의 초점이 되는 명사들은 가짜 뉴스 때문에 종종 곤욕을 치른다. 일거수일투족과 발언 한마디가 모두 세간의 뉴스거리가 되는 교황들도 예외는 아니다.



가짜 뉴스, 특정 부분만 부각·왜곡

가짜 뉴스는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고, 전체 맥락에서 특정 부분을 잘라내어 그것을 정치적 사건으로 왜곡하는 악의적 습성이 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은 2006년 교회와 이슬람의 관계를 고찰한 레겐스부르크 연설 때문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연설에서 중세 후기 비잔틴 황제 마누엘 2세가 이슬람의 폭력적 선교를 지적한 말을 인용했는데, 서방 언론들이 그 부분만 잘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이슬람 국가에서 교회 시설이 불길에 휩싸이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언론 보도는 연설 전체 내용은 보지 않고 꼬투리를 잡아 증폭시킨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홍보주일 담화에서 이런 부류의 가짜 뉴스 속성을 정확하게 갈파했다.

“가짜지만 진짜 같아 보이는 뉴스는 고정 관념이나 사회적 편견에 호소함으로써, 또는 불안ㆍ멸시ㆍ분노ㆍ좌절과 같은 손쉽고도 즉각적인 감정을 이용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황을 누그러뜨리려 에둘러 말하거나, 비판이 두려워 할 말을 못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런 스타일은 더더욱 가짜 뉴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사실 2013년 3월 12일 저녁,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돼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가짜 뉴스의 ‘먹잇감’이 됐다. 누군가 가림막에 비친 교황 그림자의 머리에 뿔을 달아놓고 ‘악마의 화신’이라고 떠들었다. 또 바티칸과 관련이 있다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교황의 최초 셀카 사진이라며 교황의 웃는 모습을 올려놨다. 미국 CNN도 이를 흥미롭게 다뤘다. 하지만 이 사진은 2015년 젊은이들과 대화하는 영상을 캡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부류의 조잡한 사진 조작은 웃어넘길 수 있다. 교황 자신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부터 가짜 뉴스에 여러 번 노출된 터라 웬만한 것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서 경험한 가장 황당한 가짜 뉴스는 2005년 ‘목사들에게 안수받는 추기경’ 사진이 아닐까 싶다. 목사 여러 명이 무릎 꿇은 호르헤 베르골료(교황의 옛 이름) 추기경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사진이 퍼져나가자 보수적인 매체들은 “추기경의 신앙은 타락했다”, “교황 자리가 비어 있는 동안 추기경이 배교의 죄를 저질렀다”며 질타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선종 직후였다. 그 사진은 종교 간 만남과 대화 행사장에서 찍힌 것이다. 진실은 이렇다.

“복음주의 목사가 저와 제 성직을 위해 기도하자고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수락한다면 저를 위해 기도하겠노라고 청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수락한다고 대답했지요. 사람들이 기도를 시작하자 저는 매우 가톨릭다운 아름다운 자세로 무릎을 꿇고 그 자리에 있던 7000명의 기도와 축복을 받았습니다.”(대담집 「천국과 지상」 289쪽)



갈등 부추기는 언론

갈등을 부추겨 생명을 유지하는 일부 언론은 갓 즉위한 교황을 ‘독재자와 친분이 두터운 성직자’라고 의심한 적도 있다. 그들이 증거로 제시한 것은 교황이 1970년대 앳된 얼굴의 젊은 신부 시절, 아르헨티나 독재자 호르헤 비델라에게 성체를 나눠주는 사진이었다.

이런 뻔뻔한 오류를 죄의식 없이 퍼뜨리는 사람들이 노리는 것은 아주 단순하다.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익이다. 맹목적 편견도 작용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거짓의 바이러스’에 대한 근본적 해독제는 ‘진리로 정화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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