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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 (25) 인 어 베러 월드&지뢰부상자를 치료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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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진정한 용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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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7 발행 [1466호]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마태 5,39) 일상생활 속에서 귀에 못이 박이게 들었던 예수님 말씀이다. 하지만 이를 극한 상황에서도 기억하고 실천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조차도 말처럼 쉽지 않다.

▲ 영화 ‘인 어 베러 월드’ 포스터.



최근 이집트에서 신자들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심각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테러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시며, 가해자들이 회심하도록 우리에게 기도할 것을 당부하신다. 특히 어떠한 상황에서도 “폭력의 길을 거부하라”고 말씀하신다.

2011년 개봉한 덴마크 영화 ‘인 어 베러 월드’는 전쟁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와 가정, 학교 등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을 것인지 아니면 용서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의사인 안톤은 내전이 한창인 아프리카에서 근무하며 가족이 있는 덴마크를 오간다. 큰아들 엘리아스는 학교에서 이유 없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 이런 엘리아스를 새로 전학 온 학생 크리스티안이 돕는다. 얼마 전 암으로 엄마를 잃은 크리스티안은 자신의 안정을 위해 분노한다. 폭력에 맞서 더 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난민 캠프에는 반군 우두머리가 찾아온다. 안톤은 양민을 학살하고 있는 범죄자를 치료해야 할지를 두고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결국, 의료진을 끌고 가려는 반군들을 무장해제 시키고 난민캠프에서 살인마인 그를 치료한다.

덴마크로 돌아온 안톤은 어느새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엘리아스와 크리스티안을 데리고 외출한다. 그는 아이들 앞에서 무뢰한에게 얻어맞는다. 안톤은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기보다, 아이들에게 비폭력의 힘을 보여주고자 한다. 내전 중인 아프리카에서 폭력을 폭력으로 되받아쳤을 때 더 큰 폭력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안톤의 뜻을 깨닫지 못한다.

크리스티안은 사제 폭탄을 만들어 무뢰한의 차를 폭파한다. 폭탄 제조와 설치를 알고 있었던 엘리아스는 무고한 시민의 피해를 막는 중에 치명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다. 크리스티안은 죄책감으로 자살을 시도하려 하지만 안톤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긴다. 지혜로운 안톤도 사실 한 번의 외도로 아내에게 큰 상처를 주었고, 아내에게 용서를 받은 경험이 있다.

진정한 사랑과 용서로 평화를 이룬 안톤의 모습에서 국적에 상관없이 응급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사진 한 장이 떠올랐다. 오래전 어느 전시실에서 봤던 브라질의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세바스티앙 살가두가 국경 없는 의사회의 활동을 담은 사진이었다.

▲ 세바스치앙 살가두 작 ‘지뢰부상자를 치료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회원




사진은 지뢰로 부상을 입은 환자에게 응급 수술을 시작하려는 찰나를 담았다. 수술복조차 제대로 갖춰 입지 못한 의사. 의사와 환자 모두 쇠약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피를 흘리며 누워 있지 않고 환자의 몸에 라이트를 비추는 모습이 의사임에는 분명하다. 라이트를 향해 뻗은 깡마른 두 손은 어디인지 모르게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린 예수님처럼 보인다.

살가두는 제3국을 다니며 난민과 노동자, 아프리카 내전국의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연출했다. 영화 ‘인 어 베러 월드’와 그의 사진은 인간의 분노와 야만을 이겨낸 사랑과 용서의 순간을 담았다. 인간은 미움을 통해 영혼의 병을 얻지만, 용서를 통해 평화를 얻는다. 용서가 인류를 구하는 하느님의 유일한 방법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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