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영성
[생활속의 복음] 성령 강림 대축일 (요한 20,19-23)
세상의 것은 덜고, 주님의 것은 더하자
2018. 05. 20발행 [14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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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연 신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은 고대 이후 남자 나체 조각상 중에서 가장 큰 작품입니다. 크기가 받침을 제외하고 무려 410㎝나 됩니다. 그렇다면 미켈란젤로가 키가 큰 장신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알려진 바로는 그의 키는 155㎝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작은 키이기 때문에 작품 전체를 보면서 작업하는 일은 불가능했고, 손을 한 번만 잘못 움직여도 작품 전체가 망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사람들은 이 대작에 큰 관심을 가졌고, 그에게 “다윗의 조각상을 어떻게 만든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미켈란젤로는 “다윗을 재현하기 위해 다윗의 몸에 붙어 있지 않을 것 같은 돌들을 쪼아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쓸데없는 것을 쪼아서 털어내는 과정을 통해 훌륭한 작품을 세상에 드러내게 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의 삶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많은 이가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만 합니다. 이것도 가져야 하고, 저것도 가져야 하고…. 그래야만 내 삶이 훌륭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말로 그러던가요?

강의할 때면 사람들에게 “행복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과연 어느 정도 있어야 할까요?”라고 질문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남에게 손 벌리지 않을 정도, 먹고 살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 등을 말씀하시지요. 그래서 “지금 정도면 충분합니까?”라고 여쭤보면 “아니요, 지금보다는 더 있어야지요”라고 하십니다. 결국 ‘지금보다 조금 더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있으면, 또다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지금보다 조금만 더.”

계속 더하는 것을 통해서는 완벽한 만족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항상 부족한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덜어내는 데에 익숙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덜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심, 자신만을 드러내는 이기심도 있습니다. 내 삶에 있어서 결코 본질적인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차마 덜어내지 못하는 우리의 망설임이 사랑의 주님과 함께하지 못하게 합니다.

오늘은 부활 시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인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성령 강림으로 인해 주님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의 사명이 완성됐고, 이제 이 성령은 교회 안에서 활동하시면서 구원의 신비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십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부활하시어 나타나신 뒤에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2)라고 말씀하시지요.

성령의 은사는 참으로 여러 가지입니다.(1고린 12,4-10 참조) 그런데 그중에 세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질이나 명예가 있던가요? 전혀 없습니다. 세상의 것은 덜어내고, 대신 주님의 것은 더하는 게 바로 성령의 은사였습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그 중의 으뜸이 사랑의 선물(1고린 13장 참조)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도 성령을 받으라고 하신 뒤에,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라고 말씀하시지요. 성령께서 주시는 사랑의 선물을 받아 사랑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몸이 되었습니다.(1코린 12,13 참조) 실제로 오순절에 사도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지요. 그러나 모두가 자기 언어로 듣고 있었습니다.(사도 2,1-11 참조) 이렇게 모두가 하나가 된 것입니다.

성령을 받은 날을 기억하는 오늘, 지금 내가 더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보십시오. 과연 이것이 성령의 활동을 돕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것인지도 떠올려보십시오. 주님의 뜻이 담긴 사랑과 동떨어진 삶이라면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 역시 누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세상의 것은 덜어내고, 주님의 것은 더해 나가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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