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창간30돌] 메마른 우리 사회에 ‘영성의 샘’으로 자리잡아야
이사장 손희송 주교,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의 나아갈 방향을 말하다
2018. 05. 13발행 [14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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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해온 지 30년. 1988년 서울대교구가 설립한 가톨릭 종합 언론매체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어느덧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지난 30년간 수많은 언론 기관 가운데서도 가장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며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의미를 꾸준히 밝히는 ‘작은 촛불’이 돼왔다. 동시에 교회 기관으로서 실천해야 할 선교 사명과 시시각각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처해 왔다. 교회의 관심, 나아가 사제와 수도자와 신자들의 물심양면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이 같은 사랑과 관심, 지원을 밑거름 삼아 자라났다. 앞으로 더 성숙하게 거듭나기 위해선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서울대교구 총대리이자 (재)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제5대 이사장 손희송 주교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대담은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사장 조정래 신부가 했다.

1988년 당시 손희송 주교는 오스트리아 유학 중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 설립 소식을 접했다. 한국 교회는 당시 왜 매체를 필요로 했을까. 손 주교는 “교회 내부에서 오랫동안 교회 메시지와 시대를 향한 진실을 정확히 전하는 매체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고 회고했다.

“1980년대 들어 교회 내에 언론 매체를 설립하자는 목소리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권위주의 정권과 투쟁하면서 교회도 민주화 운동에 활발히 참여했는데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고 교회 메시지를 명확히 알리는 매체가 필요했던 겁니다. 이미 필리핀에서는 도미니코 수도회가 설립한 라디오 베리타스(Radio Veritas)가 필리핀 사회 발전과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매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널리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런 시대적 요청 속에 서울대교구가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을 설립한 것입니다.”

가톨릭 교회 매체의 필요성은 교회 역사 속에서도 시대 흐름에 따라 제기돼 왔다. 손 주교는 “1939년부터 20년간 재위한 비오 12세 교황은 현대 사회 발전에 상당히 민감하게 대처하는 분이었다. 당시 라디오와 TV가 막 나온 시절이었음에도 이를 십분 활용해 당신 메시지를 세상에 널리 전파했다”며 “비오 12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부터 이미 미디어의 중요성을 알고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교회 미디어의 중요성은 전 세계 교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회 쇄신 방향을 모색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도 대두됐다. 손 주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인 사회 매체에 관한 교령 「놀라운 기술」은 현대 미디어의 의미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복음 선포에 미디어가 아주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서울대교구가 이 같은 권고를 적극 받아들였고, 지난 30년간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데 많은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가짜뉴스 판치는 시대에 존재 가치 높여야

그 사이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종교방송에 대한 관심도 초창기와 비교하면 많이 줄어들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생겨나고 1인 미디어까지 등장한 오늘날, 종교방송도 미디어 경쟁이란 파고를 피해갈 순 없었다. 손 주교는 “재미와 흥미 위주의 여러 방송과 매체들 속에서 종교방송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갈수록 커져만 가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거짓 뉴스가 판을 치고, 경쟁과 윤리의식이 사라져가는 이때가 오히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존재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전할 가치는 신속성보다 윤리성, 정확성, 정직성에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사회를 위한 ‘영성의 샘’이 되는 겁니다. 사람들에겐 누구나 거룩함에 대한 갈망, 영적 갈증이 있습니다. 지난 2월 제가 페이스북에 서울대교구 사제 서품식 영상을 올렸더니 한국어도 모르는 동남아 사람들이 ‘좋다’는 댓글을 많이 올리더군요. 세상에서 볼 수 없는 거룩한 예식을 보면서 언어가 다른 이들도 영적 거룩함을 느낀 것이죠.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2000년 교회 안에 깃든 거룩함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에게 영적 갈증을 채워줄 분야에 매진하면 좋겠습니다.”

손 주교는 “미국 가톨릭 방송의 경우, 묵주기도 프로그램 시청률이 가장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만이 지닌 ‘거룩함’과 ‘영성’의 가치를 복음에 근거해 잘 전한다면 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시너지 효과를

2017년 서울대교구는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조직 개편’을 기치로 교구 홍보위원회를 발족했다.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교구가 운영 중인 언론홍보 및 출판 매체인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과 가톨릭출판사, 교구 홍보국, 인터넷 굿뉴스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교회 소식과 복음을 전하는 데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매진할 것을 알렸다.

손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자의교서를 통해 홍보처 설립을 발표했고, 교황청의 많은 홍보기구를 통폐합해 협력하도록 개편했다”며 “우리 교구도 같은 맥락에서 신자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더욱 효과적이고 광범위하게 전파할 체제를 구축하고자 홍보위원회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손 주교는 새 시대를 향한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미래를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손 주교는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무형의 성전’”이라며 “사제와 신자 여러분 모두 방송과 신문이 전하는 기쁜 소식에 참여할 주역”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설립될 때 서울대교구 모든 사제가 창립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사제들에게는 ‘우리 방송’, ‘우리 신문’이라는 의식이 너무 적습니다. 신부님들께서 먼저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매체 제작과 홍보에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한국 교회가 지닌 좋은 네트워크를 잘 살리는 길입니다.”



하느님의 일꾼으로 사명 다해야

손 주교는 현재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에 종사하는 임직원 160여 명에게도 “하느님 일꾼으로서 기쁜 마음으로 사명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가톨릭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일반 매체이면서 동시에 교회 매체입니다. 두 가지 매체적 특성을 잘 살려내려면 교회에 대한 지식과 함께 사랑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임직원은 ‘성전’에서 일하는 분들입니다. 여러분 스스로 복음에 젖어 있는 사람, 복음으로 개화된 사람이 돼야 합니다. 동시에 신자로서 직장이 신앙을 깊게 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업무와 복음을 동시에 잘 열매 맺을 수 있겠죠.”

정리=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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