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종합
‘유아세례 미루는 행동… 성령 신뢰하지 않는 의미’
프란치스코 교황, 아이에게 성령 받을 기회 줄 것 부모들에 강조
2018. 05. 13발행 [14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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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월 7일 주님 공현 대축일에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서 아기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있다. 【CNS 자료 사진】


▲ 10세 미만 천주교 신자 비율.




“이해도 못 하는 아이한테 무슨 세례를…. 애가 커서 스스로 청할 때까지 기다립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모들이 이렇게 말하면서 자녀의 유아세례를 미룬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최근 일반알현 시간에 세례성사를 주제로 교리교육을 하면서 부모들의 이런 생각은 “성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이에게 세례를 주면 성령께서 그 아이의 안으로 들어가시는 겁니다. 그러면 성령은 훗날 활짝 피게 될 그리스도인의 덕성(德性) 안에서 아이를 양육하십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 모든 아이에게 이런 기회를 줘야 합니다.”
 

이어 “성령이 자녀들 삶의 여정을 인도할 수 있도록” 유아세례 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부모들에게 당부했다.
 

이 당부는 한국 교회의 젊은 부부들이 더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유아세례를 미루거나, 아니면 거기에 무관심한 부모들 실태가 최근 발표된 2017년 교세 통계에 여실히 드러났다.

 

천주교 신자의 연령대 분포를 보면 0~4세가 1%다. 본당 교적에 등록된 신자 100명 가운데 4살 미만 아이가 한 명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처럼 ‘바닥’까지 내려간 유아세례율의 원인을 사회의 전반적인 출산율 감소 영향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전 국민의 주민등록상 연령대 분포에 따르면 0~4세는 4%다.<도표 참조> 이 격차는 유아세례에 대한 부모의 무관심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과거에 비해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신앙생활 습관에도 원인이 있다.  
 

물론 스스로 신앙을 고백할 수 없는 아이에게 세례를 베푸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의구심은 초세기 교회에도 있었다. 유아세례가 갈등의 빌미가 된 적도 있다. 16세기 종교 분열의 소용돌이 속에서 근본적 개혁을 주창하며 제3의 길을 택한 재세례파(Anabaptist)는 가톨릭과 종교개혁 세력 양쪽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그들은 유아세례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성인은 자발적 의지로 다시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 부모들이 유아세례를 등한시하는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유아세례는 사도시대로부터 내려온 오랜 전통이자 가르침이다. 사도들은 ‘온 가족’(사도 16,33)과 ‘집안 사람들에게’(1코린 1,16) 세례를 베풀었다. 여기서 아이들이라고 제외될 리가 없다. 또 교회는 어린아이들도 원죄로 타락한 인간 본성을 지니고 태어남으로 이른 시일에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어린아이들이) 어둠의 세력에서 해방되어 하느님 자녀들이 누리는 영역으로 옮겨가기 위해 세례로 새로 나야 한다. 그러므로 출생 후 가까운 시일에 아이에게 세례를 베풀지 않는다면, 교회와 부모는 그 아이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무한한 은총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 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250항)  
 

이런 이유로 교회는 인격적으로 아직 죄를 범하지 않은 어린아이에게도 죄의 사함을 위한 세례를 주는 것이라고 트리엔트 공의회는 말한다.
 

또한 아이들은 스스로 신앙을 고백할 수 없기에 교회는 유아세례 때 부모와 대부모의 책임을 매우 강조한다. 세례 집전자는 아이를 신앙의 정신으로 길러야 하는 부모의 의무를 상기시킨다. 대부 대모에게도 부모가 그 의무를 다하도록 협력하겠느냐고 의사를 묻는다. 세례식에서 부모와 대부모에게 촛불을 켜주는 데는 아이들이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 살아가도록 잘 보살펴달라는 의미가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박종수 신부는 낮은 유아세례율 원인을 “부모들의 신앙이 깊지 않아 자녀들 신앙에 대한 책임까지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목자들도 성인 세례식은 오랜 시간 준비해서 본당 축제처럼 거행하는 데 비해 유아세례에는 관심이 덜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당 차원에서 교중 미사 중에 유아세례식을 거행하고, 사전 부모 교육을 강화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사목자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는 태교에서부터 유아세례까지 이어지는 태교 프로그램을 본당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당산동ㆍ청담동ㆍ답십리본당 3곳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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