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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고 건강한 양초로 세상 밝혀요

천연 원료 사용한 친환경 초 제작 회사 ‘바이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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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발행 [1460호]


▲ 바이오캔들 직원 윤혜정(안젤라)씨가 기도를 바치며 향초컵에 촛물을 붓고 있다. 직원들은 모두 기도하는 마음으로 초를 만든다.

▲ 바이오캔들 초는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 만들어 진다.



미세먼지와 황사로 연일 하늘이 뿌옇다.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고, 일기예보를 볼 땐 날씨보단 미세먼지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요즘이다. 미세먼지에는 중금속과 각종 발암 물질이 들어 있어 건강에 치명적이다.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일 때 바깥에 있는 건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 연기와 자동차 매연을 들이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세먼지, 담배 연기, 자동차 매연만큼이나 나쁜 물질을 내뿜는 게 또 하나 있다. 주변에서 흔히 사용하는 파라핀 초다. 파라핀 초는 석유 찌꺼기로 만든다. 표백제로 석유 찌꺼기를 하얗게 만든 다음 딱딱하게 굳히는 화학물질을 첨가한다. 초이긴 하지만 석유화합물 덩어리로 봐도 무방하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한 연구팀은 2009년 “파라핀 초가 타면서 독성 화학 성분인 톨루엔과 벤젠을 방출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톨루엔과 벤젠 모두 발암성 유독 물질이다. 연구팀은 동시에 식물성 밀랍으로 만든 초도 검사했다. 밀랍 초에선 유독 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파라핀 초를 잠깐 켠다고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에 걸쳐 촛불에 노출된다면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양초는 널리 사용되는 만큼 안전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집에서, 사무실에서, 가게에서, 성당에서 사용하고 있는 초를 확인해보자. 독성 물질이 든 파라핀 초인지, 아무런 해가 없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초인지. 파라핀 초라면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를 위해서라도 얼른 버리는 게 낫다.

하지만 초는 신앙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사 때에도, 레지오 마리애 회합 때에도, 성모의 밤 등 각종 신심 행사 때에도 빠질 수 없는 물품이 바로 초다. 자신을 태워 불을 밝히는 초를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떠올린다. 또 어둠을 밝히는 초는 빛으로 오신 주님을 상징한다. 이 같은 의미를 지닌 초에서 독성 물질이 나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친환경 초 제작과 보급에 나선 회사가 있다. ‘사람과 자연에 해롭지 않은 천연 원료를 사용해 좋은 초를 만들고 적정가격에 공급해 대중화시킨다’는 소명으로 초를 만드는 바이오캔들(대표 윤경중)이다.

바이오캔들은 야자나무에서 추출한 순 식물성 원료인 팜유를 사용한다. 벌집에서 나온 밀랍도 바이오캔들 초의 주재료다. 바이오캔들 초는 불을 불이면 그을음이 전혀 나지 않기에 여느 파라핀 초와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특히 컵 초를 사용하는 성당에선 “바이오캔들 초로 바꾸고 나선 컵 초를 켜두는 보관함이 시커멓게 되지 않아서 좋다”는 한결같은 반응이다.

윤경중(요한 보스코) 대표는 “식물성 천연 원료를 사용하기에 그을음이 없다”면서 “당연히 유독 물질이나 오염 물질도 배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미사를 드리고 기도를 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한국 교회가 친환경 초를 쓰는 문화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또 “식물성 원료로 만든 초이기에 땅에 묻어 버려도 토양을 오염시키지 않아 자연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바이오캔들은 2015년 설립, 경기도 파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수익보다는 ‘사람’과 ‘환경’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고 있다. 직원은 윤 대표를 포함해 모두 6명.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애인과 55세 이상이 된 이들만을 고용하고 있다. 윤 대표는 “돈을 바라봤다면 초 만드는 과정을 자동화하고, 쉽게 만들 수 있는 파라핀 초를 선택했겠지만,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팜유 초와 밀랍 초는 파라핀 초보다 훨씬 늦게 굳는다. 팜유 초는 서너 배, 밀랍 초는 여섯 배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당연히 생산량 면에선 뒤처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바이오캔들 초는 촛물 만드는 것부터 초 심지를 꽂고 초를 다듬고, 포장하는 것까지 전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바이오캔들 공장에서 만난 윤혜정(안젤라, 58)씨는 “우리 초는 직원들의 기도가 담긴 초”라면서 “촛물을 부을 때나 마지막 포장할 때까지 우리 초를 쓰는 모든 분들께 주님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제대 초를 포장하던 김경자(빅토리아, 60)씨와 오숙연(플로라, 60)씨는 “제대 초 색이 너무 예쁘게 잘 나와 기분이 좋다”면서 “기쁜 마음으로 하나하나 정성 들여 만든 우리 초가 더 많은 성당에서 사용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캔들은 친환경 초 가격을 파라핀 초 수준으로 맞췄다. 원룟값이나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공정을 따지면 초 가격이 비싸지지만, 이익을 덜 가져가더라도 건강한 초가 더 널리 보급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내린 결단이다. 값이 비싸면 아무리 좋은 초라도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가격 문턱을 과감히 낮춘 것이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와 초 기부로 환경 단체를 돕고 있기까지 하다.

바이오캔들은 회사 설립 초기엔 제대 초를 주로 만들었지만 추세에 맞춰 향 초, 기도 초, 컵 초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했다. 또 초 색깔도 파스텔톤으로 맞춰서 여느 컵 초보다 고운 빛깔을 자랑한다. 초를 깎을 때 파라핀 초에 비해 팜유 초는 가루가 생긴다는 고객들 불편 사항을 듣고는 간편하게 초를 깎을 수 있는 기계까지 만들어 원하는 이들과 성당에 대여도 해주고 있다. 윤 대표는 “팜유 초는 완전연소가 돼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촛농이 잘 흐르지 않아 끝까지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서 “모든 성당에서 건강에 해가 되지 않고, 환경도 지키는 친환경 초를 사용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 031-911-0903, 바이오캔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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