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종합
제주 4·3의 비극과 아픔 되새기고 희생자 추모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추념 미사 봉헌, “4·3의 수난과 저항의 역사 기억하자” 다짐
2018. 04. 15발행 [14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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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4·3 70주년 국민 문화제가 열린 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참가자들이 제주 4ㆍ3을 상징하는 붉은 동백꽃으로 엮은 화관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가 70년 전 섬 주민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제주 4ㆍ3의 비극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제주교구 4ㆍ3 70주년 특별위원회는 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제주 4ㆍ3 70주년 추념 미사’를 봉헌했다. 제주 지역을 벗어나 주교회의 차원에서 미사를 통해 4ㆍ3 사건을 기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용서하되 잊지 말자는 말이 있듯이, 희생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한 미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당부대로 우리는 ‘기억의 지킴이’가 되고자 이 미사를 봉헌한다”고 말하고 미사를 주례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강론에서 자신도 제주교구장으로 부임(2002년)하기 전까지 4ㆍ3의 진실에 대해 무관심했던 점을 먼저 반성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로 내려갔더니 3월이면 꾀꼬리가 노래하고, 5월이면 감귤꽃 향기가 가슴을 가득 채워줘 20년 넘게 매연과 최루탄 속에서 보낸 세월을 주님께서 보상해주시는 것 같기에 감사했다”며 “하지만 4ㆍ3 진상조사 보고서를 읽고, 제주 사람들이 토로하는 증언을 들으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섬 인구의 10%가 넘는 희생자 3만여 명 가운데 10세 미만이 5.8%, 61세 이상이 6.1%”라며 “하지만 국민 대부분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제주에 와서도 그냥 즐기다가만 가는데, 그렇다면 그 많은 사람의 고통과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냥 과거 역사 속에 파묻혀 사라져도 좋은 개죽음인가 하는 물음이 끊임없이 내 가슴을 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4ㆍ3의 연결 고리를 한국 근현대사에 점철된 수난과 저항의 역사에서 찾았다. 동학농민운동의 기상과 에너지가 3ㆍ1 만세운동으로 이어지고, 3ㆍ1 만세운동이 제주 4ㆍ3으로, 그리고 그것이 4ㆍ19 혁명, 광주 5ㆍ18, 1987년 6월 항쟁, 2016년 촛불로 계승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4ㆍ3에 이름을 붙이지 못했다”며 “이제 4ㆍ3에 항쟁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4ㆍ3 항쟁 명명(命名)의 근거를 4ㆍ3이 수난과 저항의 역사에 연결된다는 것과 함께 “4ㆍ3 희생자들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 평등을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제물로 바친 순교자들의 행렬이었다”는 점을 들었다.

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는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가 발표한 ’제주 4ㆍ3 70주년 기념 부활절 선언문’을 낭독했다.

문 주교는 △제주 4ㆍ3을 더 이상 암흑과 망각 속에 묻어둬서는 안 되고 △올바른 진실 규명과 제주도민의 명예회복을 통한 민족의 화해와 상생이 참된 평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교회도 무관심을 뉘우치고 그 해결과 치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는 임시 주한 교황대사 대리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 염수정 추기경, 이기헌 주교, 정순택 주교 등이 공동 집전했다. 제주도에서도 신자 230여 명이 상경해 미사를 함께 봉헌했다. 이들은 미사 후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70주년 국민 문화제에 참여했다.

한편, 제주교구는 5월 17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성모의 밤 행사를 연다. 이어 7월에는 전국의 청년과 학생들을 초청해 4·3 정신을 기리는 평화 신앙캠프를 개최한다.

김원철 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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