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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봄 총회] 여성의 고통 위로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주교회의 봄 총회] 여성의 고통 위로하고 여성을 존중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사제 추문과 관련해 깊이 반성...쇄신의 기회로 예방 교육과 더불어 사제 제반 규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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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8 발행 [1456호]


▲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최근 불거진 사제 추문을 기회로 한국 교회 전반을 개혁하고 쇄신하기로 주교들이 공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느님께서 한국 교회에 주신 마지막 경고장이라는 위기감을 갖고 있습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9일 서울 광진구 면목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가진 2018년 주교회의 봄 정기총회 폐막 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김 대주교는 “자신뿐 아니라 모든 주교가 이런 위기감을 공감하며 한국 교회의 전반적인 쇄신 문제를 다루었다”고 주교회의 봄 총회를 총평했다.

주교회의 2018년 봄 정기총회는 사제의 추문이 잇따르는 가운데 진행됐다. 언론은 물론 교회 안팎에서 주교회의가 이번 총회에서 최근 불거진 사제 추문과 관련해 어떠한 조치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총회 개막 며칠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사제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공식 사죄하고, 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뤄 대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언론과 교회 안팎의 여론은 총회 폐막 이후 주교회의가 발표한 사제 성폭력 사건 대책에 대해 기대 이상이라고 평했다. 주교회의가 이 사건을 교회 쇄신의 계기로 삼아 원인을 규명하고 교회 전반을 개혁하는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회 개혁과 쇄신 다짐

김희중 대주교에 따르면 이번 봄 총회는 주교들의 자기 성찰로 시작해 교회 개혁을 다짐하는 쇄신의 시간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교회 전반에 대한 개혁과 쇄신을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세밀하게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또한, 이 개혁과 쇄신이 성령의 이끄심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트리엔트 공의회의 정신처럼 ‘머리로부터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추기경, 주교, 사제들이 먼저 개혁되고 쇄신해야만 한국 교회 전체의 쇄신과 개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공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희중 대주교는 이번에 불거진 사제의 추문을 역설적으로 “한국 교회의 자성과 쇄신의 길을 마련하는 은혜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제 성범죄에 관한 주교들의 인식

김 대주교는 “총회 참석 주교들은 사제 추문 고발은 이제까지 잠재됐던 교회에 대한 신자들의 불만스러운 부분이 함축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인식했다”고 한다. 그래서 주교단은 “지난 2014년 8월 방한해 ‘영적 진전을 멈추지 말고 늘 성화되라’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를 더욱 더 적극적으로 실시했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가 너무 안일하게 지내오지 않았나 반성했다”고 밝혔다.

주교들은 아울러 앞으로 교회와 사회 안에서 여성의 가치를 함양하고 존중하는 문화로 개선하고, 여성이 갖는 고통과 불이익, 불리한 환경을 개선하고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한다.



교회 내 성범죄 관련 대책

주교회의는 이번 봄 총회에서 교회 내 성범죄와 그 예방에 관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 대책은 크게 제도, 교육, 대사회 정신운동 등 크게 세 방향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제도 장치로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를 주교회의에, 그리고 성폭력 피해 창구를 각 교구청에 마련하기로 했다. 교육 부분은 모든 사제와 사제 지망자를 대상으로 신학교와 사제 평생교육 과정 안에서 성범죄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사제 직무와 생활에 대한 제반 규정을 강화해 그 지침을 적극 교육하기로 했다. 특히 영성 교육을 강조해 사제의 인격 성숙을 위한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사회 정신운동으로는 각 종단과 시민 단체와 연계해 국민과 사회 전반의 윤리 도덕을 고양하는 일에 힘을 모아나가기로 했다.

김 대주교는 “덕이란 선행의 습관”이라며 “좋은 목자가 있는 곳에 좋은 신자가 있듯 사제의 쇄신에 힘쓰겠다”고 했다.



피해 여성 보호도 세심히 살피기로

주교회의가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와 교구별로 마련할 피해 접수 및 상담 창구에 여성 전문가를 반드시 위촉하도록 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우선 생각한다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피해 당사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주교회의의 뜻을 읽을 수 있다. 주교단을 대표해 김희중 대주교가 사제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할 때도 피해 여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을까 염려해 사과문 초안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여직원들에게 읽어보게 할 정도로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주교회의의 이번 대책으로 교회 내에서 여성이 스스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여성 전문가의 조언이 교회 쇄신안에 적극 반영될 수 있길 기대한다.



한편,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화해와 평화 분위기로 급속히 개선되고 있는 것에 대해 환영을 표했다.

김 대주교는 평창 올림픽 개막 전에 주교회의 의장 이름으로 미국 주교회의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평창 올림픽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고, 앞으로 한국 주교회의와 미국 주교회의가 국제적인 논의에 대해서 공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같은 내용으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도 미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주교에게 서한을 보냈다. 미국 주교회의 의장은 이 메시지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전했다고 알려왔다.

김 대주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여와 야, 이념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모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욱 안정된 상태로 조금씩 증진할 수 있도록 정치인은 물론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남북한의 평화가 정착되고 DMZ가 평화공원으로 선포돼 세계의 분쟁지역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행사하는 것이 내 꿈”이라고 밝힌 김 대주교는 “남북한과 북미 간의 평화가 온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물론, 남북한의 화해를 위해 헌신한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노벨 평화상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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