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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사이야기] (37) 미안해요! 사랑해요!

김발렌티노(발렌티노, 인생은아름다와라 카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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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8 발행 [1456호]



2006년 10월 교리 공부를 시작해서 2007년 4월 28일 서울대교구 목5동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받던 그 날 왜 그렇게 눈물이 쏟아지던지요…. 그때 저는 인생 막장 알코올중독자였습니다. 지옥 같은 중독 생활을 끊어보려 세례도 받았지요. 그럼에도 두 번이나 더 폐쇄병동에 갇혔습니다. 중독과 더 멀어지려는 방법으로 이름도 세례명으로 개명, ‘김발렌티노’로 불린 지 벌써 6년이 흘렀습니다.

2010년 8월 16일 마지막 병원을 나오고, 2012년 12월 24일 개명 판결이 나고 지금까지 기적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으면서부터 예전에는 꿈도 못 꿨던 개인전을 네 번이나 하고, 삼성전자에서 강의도 하고, 연극 배우로 입문도 하고, 30대 아우들과 셋이서 ‘킥킥브라더스’라는 밴드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은아름다와라’라는 희망 카페도 차리고,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에 소속돼 선교사 일도 하고 있지요.

올해 2월에는 중학교 총동문회장이 되고, 며칠 전인 3월 3일에는 여의도고교 졸업 40주년 행사에서 자랑스러운 여의도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매주 월요일 아침 10시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찾아가는 ‘선교사 김발렌티노’가 과분하지만 참 좋아요. 우리 경찰사목위원회 소속 선교사들은 혜화동 어느 작은 다락방에 매주 수요일 오전에 모여 공부하고 미사를 올립니다.

지난 2월 14일 수요일 미사 이야기인데요. 그날은 공교롭게 세속적으로는 발렌타인데이, 신앙적으로는 사순시기의 첫날인 재의 수요일이었죠. 게다가 제 영명축일이었고요. 이대수 신부님과 김민호 신부님 두 분이 집전하는 그 날 미사는 마치 저를 향한 미사 같았습니다.

김민호 신부님께서 선교사들 이마에 재의 예식을 해주셨지요. 제 이마에도 재를 얹어 십자가를 그리시며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제 온 영혼이 폭삭 허물어졌어요. 제 자리에 돌아와 무릎 꿇고 울음소리를 누르며 울었지요. 먼지 알갱이 하나만도 못한 제가 감히 이렇게 살아 숨 쉬며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이 사실이 제 온몸을 감격으로 몰고 갔나 봐요. 그러면서 가슴속 깊은 곳에서 제 몸과 맘이 저지른 온갖 잘못들이 거대한 해일로 삼킬 듯 덮쳐왔어요. 타는 입술로 “잘못했습니다.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하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꾸역꾸역 나오던지요.

주님! 저 발렌티노 말이에요. 지은 죄 너무도 많은 저 있잖아요. 죽어도 주님만 붙잡고 늘어지려고 그러는데 괜찮으시겠어요? 괜찮다마다라고요? 고맙습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주님!

사랑과 평화의 주님! 2018년 춘삼월 지금 사순시기에 이 땅에는 봄바람 타고 희소식이 날아오고 있어요. 남북이 만나고, 북미도 만나는 세상이 눈앞에 왔어요. 주님 안에서 모든 일이 사랑과 평화로 잘 풀리면 좋겠어요.



눈ㆍ웃음 (김발렌티노 작)



어제는/ 그대 겨울에 눈꽃 피고//

오늘은/ 그대 봄에 웃음꽃 피네//

주님, 저 21세기 최고 귀염둥이 발렌티노는 미사라는 거룩한 말을 두고도 까부는 장난꾸러기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

미… 안해요!/ 사… 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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