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배우화가 김현정의 영화 & 명화] (11) 자전거를 탄 소년 & 사비니의 여인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18. 02. 11발행 [14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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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탄 소년’ 포스터.

▲ 자크 루이 다비드 작 ‘사비니의 여인들’.



어찌할 수 없는 불안과 소외감. 절망적인 생계 문제로 고통받는 개인.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버림받은 이들을 돌아보고 성찰하게 한다. 장 피에르 다르덴(67), 뤽 다르덴(64) 형제의 2011년 영화 ‘자전거를 탄 소년’은 11살 소년 시릴이 보육원에서 뛰쳐나와 자신을 버린 아빠와 자신의 보물 1호인 자전거를 찾아 몸부림치는 이야기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시릴이 겪어야만 했던 상실감은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래도록 생생했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불안의 연속. 시릴의 고통에서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살아 있는 개구리를 해부했을 때의 비릿함이 느껴진다. 시릴은 자기 몰래 집과 자전거를 판 아빠를 직접 만나야만 한다. 자신의 눈으로 모든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시릴은 보육원 감독관의 눈을 피해 옛집을 찾아간다.

학교에서 도망친 아이를 찾아 보육원 원장과 담당 선생님은 이미 그곳에 와 있다. 시릴은 같은 건물에 있는 병원으로 숨지만 성인 남자 두 명의 힘을 이길 수는 없다. 마침 진료를 기다리던 생면부지의 여성인 사만다를 있는 힘껏 끌어안고 버텨본다.

간절함이 사만다에게 전해진 것일까? 사만다가 시릴에게 자전거를 되찾아주면서 시릴과의 인연이 시작된다. 시릴은 궁여지책으로 사만다에게 자신의 주말 위탁모가 되어 주기를 청했다. 주말 동안 아버지를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시릴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하고, 시릴이 저지른 잘못에도 사만다는 용서하고 끝까지 보듬는다.

극이 전개될수록 사만다의 역할은 점점 더 소중해진다.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실을 시릴과 함께 겪는다. 나아가 그는 남자들이 보여주는 폭력성, 기만, 위선, 이기심과는 다른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시릴은 사만다를 통해서 점점 균형을 잡아간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영화 속 여주인공을 참되고 성숙한 인간으로 그린다. 그들이 보여준 여성상은 로마 건국의 신화 속 ‘사비니의 여인들’이 생각난다. 전설에 따르면 로마 건국 당시 여자가 부족하자 로마 건국의 아버지 로물루스는 이웃 부족인 사비니의 여인들을 강탈할 계획을 세운다. 사비니 부족을 바다의 신 넵투누스에게 바치는 축제에 초대한다. 계획대로 로물루스는 비무장한 사비니의 남자들을 내쫓고 여인들을 납치한다.

3년 뒤 사비니의 남자들은 자신들의 딸과 누이를 되찾기 위해서 로마로 쳐들어간다. 하지만 이미 로마인과 가정을 이룬 사비니의 여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인 아이가 생겼다. 여인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살육뿐인 전쟁을 멈추자고 로마와 사비니를 설득한다. 양측은 평화협정을 맺고 사비니족을 포함한 새로운 로마제국을 건설한다.

서양에서 이 이야기는 시대와 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그려졌다. 17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회화의 아버지 니콜라 푸생뿐만 아니라 페테르 폴 루벤스, 자크 루이 다비드, 피카소 등 거장들의 작품이 있다. 이들 작품 속에서 기만과 폭력에 반하여 평화를 이끌어낸 여성의 지혜가 돋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남성적인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했을 때의 결과는 참혹하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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